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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바깥으로 뱉어 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 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
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

몸 속의 아픔이 다 말라버리고 나면
내 그리움도 향기 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살아 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 핀다.
               – 안도현作 –

               꽃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겟느냐 묻는다면
나는 선뜻 봉숭아꽃이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
기다릴줄도 알아야 하겠지
꽃봉오리가 맺힐때까지
처음부터 이파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세상속으로 내밀어 보는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고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

그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어야해
사랑은 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
내가 나에게 자꾸 말해주는 거야

그어느 아침에 누군가 아,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
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것들의 이름을
내 몸뚱아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 안도현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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