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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중의학 공부하는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아래의 글은 제가 쓴글은 아니지만 중의학을 선택하거나 현재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서 글을 올립니다. 장문의 글이지만 중의학에 관심있는 분들은 일독해 보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저는 천진중의대학 93학번 조성빈입니다.

중의학 학사, 침구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2003년 중국의 집업의사고시를 통과해 의사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대한중의협회 초대 회장이자 제 친형인 조성원 회장과 함께 지난 10년간 빼앗긴 우리의 권리를 찾기위해 참 외롭고 어려운 싸움을 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중국과의 FTA협상이 진행이 됩니다. 중국은 전통의학 시장 개방에 관한 양허안을 한국 정부에 제출하게 될 것이고, 이제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게 되겠지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판이 짜질지… 우리는 이런 시기에 무엇을 해야할 지…

이제 심각히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짜지는 새로운 시장의 모습은 향후 수십년 동안 여러분 인생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중의학 중 가장 중요한 변증논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러분이 처한 현실의 문제점… 왜 여러분이 의료인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한 이해도 없고, 그 이유가 과연 정당한지 어떤지에 대한 판단도 없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도출해 낼 수가 없습니다. 변증이 정확하지 않은데, 논치가 제대로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가끔 후배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너희들 왜 한국에서 의료활동을 할 수 없는지 아니?” 그러면 대부분 후배들은 “선배님들이 안된다고 하던데요.”, 혹은 “원래 안되는 거잖아요.” 라고 대답합니다. 정말 어떤 이유로 안 되는지… 그 이유가 합당하고 수긍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심도있게 고려하는 친구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우선 여러분이 처한 현실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문의 글을 드립니다.

1. 외국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어떤 관련조항과 어떤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법 상에서 정하는 의료인으로서의 자격을 취득해야합니다. 또한 의료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국가가 시행하는 국가시험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다양한 의료인 가운데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국가시험 자격에 관한 규정이 바로 의료법 제5조입니다. 그리고 의료법 제5조가 정하는 규정을 만족하는 이들만이 관련 국가시험을 참가할 수 있고 이를 통과해야만 의사로서의 면허를 부여받아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5조는 의사가 되기위해 국가시험을 참가할 수 있는 자격 여건을 구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정입니다. 그 중 저희와 같이 수교국에서 의학을 전공한 이들에게 적용되는 규정은 의료법 제5조의 제3항입니다.
<의료법 제5조 제3항>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의,치과대학 또는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치과대학 학사 또는 한의대학 학사학위 및 외국의 면허를 받은자
최근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예비고사를 통과한 자’라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지만 입학 시기에 따라 적용이 다르므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구 의료법의 내용을 통해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또한 여러분 모두 한국에서 진단과 치료(처방)를 모두 할 수 있는 의사로서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전제 하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수교국 중국의 중의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외국의 대학이기에 위에 서술한 규정에 적용이 됩니다. 그러면 우선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지요. 이에 대해 국내 해당 대학과 비교 교육수준과 과정이 국내와 동등, 또는 이상인 대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외국대학 졸업자가 어떤 절차를 거쳐 국가고시 응시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대학 졸업자 응시자격 인정
1.    근거
l      의료법 제5조 제3항, 제7조 제2항, 약사법 제3조 제2항, 의료기상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4항 규정에 의거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에서 해당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의 해당면허를 받은 자
2.    국가시험 응시요건
l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기 인정된 외국의 대학을 졸업한 자는 국내대학 졸업생과 동일하게 해당 국가시험에 응시가능
l      외국의 해당대학이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아니한 대학인 경우 먼저 승인절차를 거쳐야 함
3.    인정승인절차 및 구비서류
l      승인 신청자는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민원으로 제출함
l      구비서류
1)    응시자격 인정승인 신청서
2)    졸업증명서(학위증사본)
3)    면허증사본
4)    해당학과 교과과정 및 전학년 성적 증명서
5)    출입국사실증명
l      응시자격 판단기준 및 승인통보
1)          졸업 및 면허취득 사실조회 – 외교통상부를 경유하여 주재국공관장에게 해당대학이 주재국의 정부가 인정한 정규대학여부, 졸업 및 면허취득 사실조회
2)          국시원에 의견조회 – 국내대학과의 교과과정 비교검토 조회
3)          구비서류 및 의견조회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 판단하여 교육제도 및 면허제도가 우리나라와 동등하다거나 그 이상이라고 판단될 경우 해당대학 및 개인에 대한 응시자격 인정
4)          승인된 외국의 인정대학 및 인정자 명단을 국시원에 통보
l      외국의 대학 졸업자 국가시험 응시절차
1)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학교명부에 기재된 학교를 졸업한 자는 국내 대학생과 동일하게 국가시험 응시가능
2)            시험시행기관에서는 해당국의 의과계열 대학이 보건복지부장관이 기 인정한 학교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만 응시원서 접수 및 국가시험 실시(인정받지 아니한 학교 출신자에 대하여는 의료법 제5조 제3호의 규정에 의거 졸업한 학교를 먼저 인정받은 후 국가시험에 응시토록 조치)
l      시행기관에서는 해당 국가고시에 합격한 자에 한하여 구비서류를 제출받아 의료법 제5조 제3호의 응시자격 및 동법 제8조 면허결격사유 등을 확인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면허발급 요청
l      보건복지부장관은 사실확인(졸업 등)이 필요한 경우 외교통상부에 사실조회 협조요청
4.    민원서류 처리절차
l      응시자격 인정신청서 및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응시자격 인정승인 신청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제출(민원신청)
l      조회검토 후 인정될 경우는 민원인에게 인정여부를 통보함
– 민원처리기간: 7일(조회기간을 제외): 2~6개월 소요(조회)

이제 외국의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한국에서 의료인(의사)이 될 수 있는지 아시겠죠? 그냥 졸업하면 바로 응시자격이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외국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런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또한 외국대학 인정승인 신청은 외국대학을 졸업한 개인이 하는 것이지, 누가 대신해서 신청을 해주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위에서 외국에서 의학을 공부한 이들이 한국에서 어떤 절차를 거쳐 한국에서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취득하는 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졸업한 이듬해인 99년 5월 31일 기준으로 14개국 43개 의과대학, 5개국 41개 치과대학이 이런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 기인정 사례에 관하여…
이제 1990년 10월 25일 약업신문에 실린 기사 내용과 이 기사의 근거가 되는 보건사회부 회신 내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약업신문 1990년 10월 25일 기사
“중의도 한의사 응시자격 인정”
중국에서 중의학원(한의과대)을 수료했거나 중의사면허를 소지한 자에 대해서는 국내의 한의사 면허국가시험에 응시할 자격특혜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사부(현재의 보건복지부)는 중국이 현행의료법상 <외국>의 범위에 해당되는 경우 중의사 등 중국의료인 면허소지자에 대한 국가시험응시자격부여가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종전(80, 84년도)에 중국으로부터 영주 귀국한 의료인면허소지자 4명에 대해 국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 4명중 3명만이 응시하여 2명만이 합격 이미 의료업을 하고 있는데 그후 8명이 또 생계대책의 일환으로 국내 의료인면허부여를 요구하고 있는 등 중국의료인들의 국내진출 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인의 국내 의료인 국가시험에 응시할 경우 일부 과목을 면제 3과목 정도만 치르도록 한 특혜도 함께 부여 선례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 외무부나 안기부 등 관련부처에서도 중국이 미수교국이라 하더라도 정부의 북방정책을 감안, 의료법상 외국으로 인정하여 국가시험응시자격을 부여함이 타당하다는 일치된 의견을 제시, 보사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의료법 제5조 외국인의 국내의료인 면허시험 응시자격은 한국의 국적을 가지고 영주권을 얻은 자로 보사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면허를 소지했거나 외국의 의과대학 또는 한의대를 졸업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보건사회부 1990년 11월 12일 민원회신
의제 31040-044783
수신 김연휴
제목 국가고시응시자격 인정통보
1.            의료인국가시험응시 자격부여와 관련하여 귀하가 우리부에 진정하신데 대한 회신입니다.
2.            우리부에서는 그간 중국의료인 면허소지자로서 우리나라에 영구귀국한자의 의료인국가시험응시자격 인정여부에 대하여 그간 중국의 의료제도, 의료인 등 배출교육기관 및 면허제도 등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중국을 의료법 및 의료기사법상의 보건사회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으로 인정하여 응시자격을 부여하기로 하였습니다.
3.            따라서 귀하께서는 1992년도부터 국립보건원장이 시행하는 보건의약관계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의 전반부에 의료법 제5조 제3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 승인 절차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은 수교 이전에 이미 의료법상의 외국, 즉 보건사회부 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이었습니다. 또한 중의대학을 졸업한 이들을 한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토록 한 내용에서 보여지 듯, 중국의 중의대학을 한국의 한의대학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왜 한국에서 인정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중의대학을 졸업한 선배들은 왜 단 한사람도 한국에서 합법적인 의료활동을 하지 못할까요? 이제 보건복지부의 민원회신을 통해 왜 한국에서 중의대학 졸업자들이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 승인 인정 절차?? 통과할 수 없는 지에 관해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대학 승인 인정 절차는 외국의 대학을 졸업한 후 개인이 보건복지부에 신청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일부 중의대학 재학생들이 <중의학원을 재학 중인데 한국에서 한의사국가고시를 참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합니다.

문서번호 의정 65507-1377(시행일자 1996년 11월 13일)의 민원회신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민원회신에서 의료법 제5조 제3호에 대해 <…국가가 국제사회속에서 교육,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인정주의에 입각하여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의료제도 등을 비교하여 동등 이상인 수교국의 대학에 한하여 국가시험응시자격을 인정하므로 국가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관계 개선에 따른 관례조항임을 알려드리며…> 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민원에서 인정불가 사유에 대해 <…중국의 경우 교육제도 및 의료제도가 우리나라와 상이한 관계로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의 글에서 소개드렸던 기인정 사실에 대해 <…우리나라와 교류관계가 없던 미수교국(중공)에 거주하던 중공중의사 자격이 있는 한국동포에게 적성국가에서 영주 귀국한 불행한 시대 특수상황속의 인물임을 고려하여 안기부 등 관계부처에서 생계대책 논의결과 정책적으로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한 적은 있으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의학 졸업생에 대한 국가고시 참여인정 건의에 대한 민원회신인 문서번호 한방 65500-42(시행일자 2000년 1월27일) 회신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회신에서 <…귀하께서 어려운 난관을 무릅쓰고 열심히 공부한 사실에 대하여 동정은 가지만 중국의 교육제도, 의료제도, 면허제도 등 각종 제도가 우리 나라의 제도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리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좀더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하려고 합니다. 법에 대한 이해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아마 문제점을 발견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입니다. 그래서 모든 행정의 기준은 법에 대한 해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한국으로 영주 귀국한 이에 대한 한의사국가고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한 근거는 <…그간 중국의 의료제도, 의료인 등 배출교육기관 및 면허제도 등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 중국을 의료법 및 의료기사법상의 보건사회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으로 인정하여…>라는 내용에서 보여지 듯, 의료법 제5조 제3호에서 정하는 의료법 상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에 중국이 해당한다는 판단에 의거한 것입니다. 중의학을 전공한 이들이 한의사국가고시를 참가할 수 없는 근거 역시 <…중국의 교육제도, 의료제도, 면허제도 등 각종 제도가 우리 나라의 제도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리니…>에서 보여지 듯, 의료법 제5조 제3호에서 정하는 의료법 상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에 중국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의한 것입니다.

한 국가가 정통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행정에 일관성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여지 듯, 어떤 이유로 보건복지부의 행정은 완전히 모순에 빠져있습니다. 의료법 제5조 제3호를 둔 이유에 대해 <…국가가 국제사회속에서 교육,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인정주의에 입각하여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의료제도 등을 비교하여 동등 이상인 수교국의 대학에 한하여 국가시험응시자격을 인정하므로 국가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관계 개선에 따른 관례조항임을 알려드리며…>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디가 문제인지 조금 보이시나요?

중의학을 전공한 이들이 어떤 이유로 자신들이 정당히 평가받아야할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가 되셨기를 바랍니다.
이제 법원의 판결문 내용을 인용해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의 글들에서 관련 법규와 인정 절차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일관성 없는 행정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이제 각도를 행정부의 집행에서 사법부의 판단으로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건 98누12354(1999.10.6 판결선고) <한의사자격취득국가시험응시자격확인>에 관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내용을 통해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중의대학 출신자에 대해 중국이 의료법 상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의사국가시험응시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는 행정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중의대학 졸업자들이 법원에 소송을 내기 시작합니다. 원고 측과 피고 측이 각각 준비한 자료들을 법원에 제출하게 되고 법원은 이 자료들을 증거 자료로 채택해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 등의 행정 기관에서 제출한 자료가 주요 증거 자료로 채택이 되고 이에 따라 중국은 여전히 의료제도와 교육제도의 수준이 한국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의료법 상의 외국이 될 수 없기에 소송은 결국 기각이 되고 맙니다.

이제 판결문의 내용 중 판단 부분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중의대학은 본과와 예과의 구별 없이 대체로 5년(일부는 3년제)의 교과과정을 마련하여 두고 있지만, 통신수업 등의 방법으로 학습을 할 수도 있는 등 교과과정이 일정하지 아니하고, 개설된 강좌수나 졸업에 필요한 수업시간 등도 대체로 국내의 한방의학과의 2/3 정도로 되어 있으며…>

철저하게 중국의 교육 제도에 대한 폄하가 보여지고 있습니다. 5년제 본과라는 정규 교육 과정과 함수반(통신교육)이라는 교육 과정을 동일시 함으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좌수나 수업시간 등의 비교에 있어 함수반의 그것으로 비교 대상을 삼고 있는데, 실제 중의 본과의 교과과정을 살펴보면 수업시간과 강좌수에 있어 한의학과의 교과과정과 비교하여 일부 많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국내 대학에서는 사상의학 외에 해부학, 면역학, 양방생리실습, 양방진단학 등 동서양 의학지식을 기본적으로 이수하는 반면, 중의대학에서는 양방과목은 서의내과학, 서의외과학총론, 조직배태학 등 3~4 과목만 이수하는 등 많은 부분에 차이가 있다…>

중국 교육부에 등록된 정규 중의대학의 커리큘럼은 기본적으로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중의대학에서는 정말 양방과목은 본과 5년 동안 3~4과목만 이수하는 것일까요? 이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조차 판단의 근거 자료로 채택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대학들이 외국인의 입학에 있어서 일정한 언어능력 또는 학력을 요구하고 있지 않고, 이에 따라 우리 나라 유학생들의 대부분이 우리 나라 대학졸업자, 대학중퇴자, 고등학교 졸업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대학들이 유학생을 받을 때는 중국의 교육부에서 규정하는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입학을 허가합니다. 중국과 한국은 일찌기 교육협정을 체결해 상대국가의 학력을 인정하고 있고, 대학 입학이 가능한 고등학교의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에게는 대학 입학을 허가하고 있습니다. 대학 본과 구성자들의 학력을 놓고 보았을 때, 대학졸업자 및 대학중퇴자가 상당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평균 학력이 한국의 대학들에 비해 충분히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오히려 마치 학력을 인정하지 않고 마음대로 입학을 허가하는 식으로 판단의 근거를 삼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교육부에서 대학 입학자에 대해 일정한 HSK 성적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교육 제도 자체를 무시하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상술한 판단의 근거를 통해 내린 결론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현재의 한방의학은 중의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아야 하고, 여기에다가 중의대학의 교과과정 등이 우리 나라 한의학대학과는 크게 다르며, 그 외에 우리 나라와 중국의 한의사제도를 보면 우리 나라는 수학 능력이 인정된 자에 한하여 한의학대학에 입학하여 그 과정을 수료하고 이에 따른 과정을 거치면 소정의 시험을 거쳐 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 중국은 유학생에 관한 한 수학 능력 등 입학에 어떠한 제한도 있다고 보기가 어렵고 그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이 주어져도 일정기간 단독진료권이 없는 등 우리 나라의 경우 한의학대학의 입학 및 수료에 중점이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것보다는 수료 후의 과정에 중점이 있다할 것이어서 원고들이 졸업한 중의대학들이 우리 나라의 한방의학을 전공하는 대학과 비교하여 그와 동등 이상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중의대학들은 한국의 한의학대학과 비교하여 수준 이하라는, 그리고 대학 입학자들은 수학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수준 이하의 사람들이라 그래서 여러분의 의학관련 학위는 한국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중국의 교육제도와 의료제도, 그리고 중의학을 전공하는 이들에 대한 난도질이 되고 있음에도 대부분 중의전공자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중의인들이 중국의 제도에 대한 폄하를 통해 국민이 가져야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기 시작하고 외교적인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2001년 조선족 출신의 중의 의사가 소송을 제기하게 되는데 이 판결문의 주요 판단 근거는 중국의 의료제도와 교육제도에 대한 폄하에서 <…한의학과 중의학은 임상과 이론에 있어 다른 학문으로 보아야 한다…>라는 학문의 이질성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판결문의 사본을 확보하지 못해 주요 내용만 인용해 보았습니다.)

4. 정리
장문의 글이기에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보도록 할까 합니다.
중의대학을 졸업한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한의사자격시험에 참가할 수 없는 이유는 1. 중국의 의료제도와 교육제도 수준이 인정할 수준이 되지 못해, 중국은 의료법상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이 아니다  2. 한의학과 중의학은 임상과 이론에 있어 다른 학문으로 중의대학을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으로 볼 수 없다 입니다. 그런데 이런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한방정책과는 중국 교육제도, 의료제도의 폄하를 이용했고, 여기서 많은 행정적인 모순이 발생했습니다.

5. 재학생 여러분께 드리는 글
올해 중국과의 FTA협상이 진행이되고,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중의학을 세계에 선전하려는 중국의 구체적인 행보가 시작됩니다. 이미 중국은 전통의학 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를 양허안에 올려 놓았습니다. 비록 의료시장 개방에 관한 논의지만, 실제 FTA협상의 주체는 보건복지부가 아닌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가 주체가 됩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무르익은 시기에 중국의 의료제도와 교육제도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폄하에 강력한 태클을 걸고, 보건복지부의 억지 행정을 눈감고 있던 관련 기구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 관련 기구로부터는 중국의 의사들과 똑같은 조건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는 작업-현재 같은 의사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위생부에 등록을 할 수도 없고, 이로 인해 중국에서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현실을 개선-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의학을 전공한 이들로써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FTA를 통해 상호 의료인의 교류에 있어 중국 의료인이 가지는 권리와 똑같은 권리를 얻기 위해서도 동시에 노력해야 합니다.
시기는 무르익었고 의료의 주체가 되는 모든 기관과 단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남에 의해 짜여지는 판에서 떡고물 떨어지길 기다리든, 주체로서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든, 모두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전 모일수만 있다면 재학생 여러분의 힘은 가히 엄청나다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이 모이면 학교를 움직일 수 있고, 학교가 움직이면 관련 부서의 행정 공무원을 움직이는 충분한 명분과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에서 우리의 권리를 빼앗아 간 것은 전체 한의사들과 한의대생이 아닌 그들의 밥그릇을 지켜주기 위해 억지 행정을 하는 보건복지부 한방정책과의 몇 안되는 행정공무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참 외롭고 힘들게 싸워왔습니다. 저를 힘들게 한 것은 모순된 행정이 아닌 함께 중의학을 선택한 이들의 자기 현실에 대한 방관과 침묵이었습니다. 아무리 상대의 아킬레스건이 보여도, 맨손으로 어찌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니까요.
여러분이 가진 칼로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베든, 아니면 자신의 숨통을 죄고 있는 상대에게 빼앗기든 이제 결정의 시간이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알려주고, 베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는 있지만 결국 그 일은 여러분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학생회를 통해서든 아니면 각 반의 반장들을 통해서든 일사불란하게 힘을 모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구성이 급선무입니다. 만일 그런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여러분께 제가 가진 모든 “싸움의 기술”을 전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함께 당당한 의료인으로서 사회에 자리매김하는 꿈을 꾸며 장문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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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댓글 댓글 게시
  1. huatuo1121 #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좋아요

    2008년 11월 13일
  2. 의생 #

    이루어지길…..

    응원할께요~

    좋아요

    2009년 9월 29일
    • 고맙습니다. 저위의 글은 제가 쓴글이 아니고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 가서 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기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하고싶은 사람은 중국에 오면 안됩니다.

      좋아요

      2009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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