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마시며
우려먹는 것이 어찌 차(茶)뿐이랴 알고 보면 우리 사는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죄 그러하거니 있는 놈은 있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없는 놈은 없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배웠다는 놈들은 배웠다는 놈들끼리 우려먹고 못 배운 놈들은 못 배운 놈들끼리 끼리끼리 그렇게 서로 우려먹는 것 이른바 사랑한다는 남녀 간의 일 또한 무어 다름이 있으랴 아아 죽고 못 살던 하룻밤 그녀와의 꿈같은 사랑도 오랜 세월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부르고 달아난 온갖 갈등과 애증의 역사를 함께 우려먹는 것 내 잔에 너의 잎을 띄우고 네 잔에 나의 잎을 띄우고 네 물 네가 붓고 내 물 내가 부어 그렇게 저렇게 서로 우려먹는 것…
-윤주상 (해인사 문수암)
이 시는 이삼년전 시인형님이 “해인”지에 발표한 산문시입니다. 그런데 편집진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정작 “해인”지에는 산문시 형태가 아닌걸로 발표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시를 본 사람들중에서 시인의 허락없이 무단으로 자신의 불로그에 이 시를 올리고 그것이 퍼지면서 원래의 의도와는 많이 벗어나 버렸습니다.
시인형님의 허락을 받아 원래의 형태인 산문시로 복원해서 올리고 잘못된 글자도 교정했습니다. 이글을 읽고 잘못 인용한 글들은 교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