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이론의 부(理論之部)

제1절중의(中醫)의 특징(特點)

  1. 전체 관념(整體觀念)

중의(中醫)가 병을 치료하는 것은 전체(整體)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우선 인체의 내장(內臟)과 체표(體表)의 각 조직 및 기관 사이의 관계를 나눌 수 없는 것으로 보며, 동시에 환경의 변화가 인체의 생리(生理)와 병리(病理)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인체 내부의 통일성(統一性)을 강조하고, 인체와 외부 환경의 통일성 역시 중시합니다. 그리하여 임증(臨證)에 있어서 항상 전면적으로 문제를 고려하며, 단지 병이 있는 국소 부위만 생각하지 않고 계절, 기후, 수토(水土)를 관찰하며 환자의 정서와 생활 습관 등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러한 전체 관념은 중의가 병을 치료하는 기본 관념이며, 이제 몇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1. 인체의 전체성(整體性) 중의는 인체의 각 부위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먼저 12내장을 12가지 기능으로 보아 “십이관(十二官)”이라 부릅니다. 또 육장(六臟), 육부(六腑)로 나누고, 작용면에서 한 장(臟)과 한 부(腑)를 각각 결합하여 “표리(表裏)”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내장의 귀납적 구분은 각자도생하는 것과 같지 않고, 정반대로 생리 활동이나 병리 변화를 상호 간에 나눌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단지 장부(臟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장부와 형체(形體)의 각 조직 및 각 기관 측면에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심(心)은 맥(脈)을 주관하고 혀(舌)를 주관하며, 간(肝)은 근(筋)을 주관하고 눈(目)을 주관하며, 비(脾)는 육(肉)을 주관하고 입(口)을 주관하며, 폐(肺)는 피모(皮毛)를 주관하고 코(鼻)를 주관하며, 신(腎)은 뼈(骨)를 주관하고 귀(耳)를 주관합니다. 또 비는 사지(四肢)를 주관하고, 신은 이변(二便)을 맡는 것 등등은 모두 장부의 기능과 장부 및 형체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락(經絡)을 통해 전신에 체계적으로 분포되어 순환을 반복하여, 체내와 체표를 연결하는 연락 노선이 되며, 이로써 인체가 기능상 내외가 관련된 전체를 유지하게 합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내장의 병에 관해 단지 한 장(臟)만 치료하지 않고, 심지어 병이 있는 한 장(臟)을 치료하지 않고 다른 내장부터 치료를 진행하여 완치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위장병(胃病)에 비장(脾臟)을 겸하여 치료하고, 폐병(肺病)에 비위(脾胃)를 치료하는 것부터 착수하여 간접적으로 폐장의 저항력을 증강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형체 국소의 병증을 흔히 내장을 치료하는 방법을 취하여 완치시킨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풍화홍안(風火紅眼, 충혈되고 붓는 눈병)에 간을 식히는(淸肝) 방법을 쓰고, 허화아통(虛火牙痛, 허열로 인한 치통)에 신장을 따뜻하게 하는(溫腎) 방법을 쓰는 것 등입니다. 또 탈저(脫疽) (열 개의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음)의 경우 현대 의학에서는 절단 수술을 많이 사용하지만, 중의에서는 혈을 돌게 하고 경락을 따뜻하게 하는(活血溫經) 방법을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거둡니다. 이 외에도 피부병, 종양(腫瘍), 궤양(潰瘍) 등 외증(外症)의 경우 중의는 대부분 내복약(內服藥)을 사용하여 흩어지게 하거나 배농(排膿)하고 상처를 아물게(收口) 합니다.
  2. 인체와 기후(氣候) 대자연의 모든 것, 특히 생물의 생존과 발전은 직접적으로 객관적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중의는 이 관계를 매우 중시하여 인체의 건강과 기후는 뗄 수 없으며, 반드시 자연환경과 상호 적응해야만 병이 없고 장수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따라서 1년 중에서 봄은 따뜻하고(春溫), 여름은 덥고(夏熱), 가을은 서늘하고(秋涼), 겨울은 추운(冬寒) 사계절의 특성 및 사계절 내의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등 6가지 서로 다른 기후의 변화 법칙을 찾아내어, 객관적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의 방법과 기후 변화를 거스른 뒤 초래될 수 있는 질병을 지적합니다. 또한 이러한 원칙에 근거하여 진단과 치료 등의 방법을 분석하고 연역합니다. 예를 들어 그 때가 아닌데 그 기운이 있는 것, 즉 봄에는 응당 따뜻해야 하는데 도리어 춥거나 더운 것은 바로 바르지 않은 기운(不正之氣)이며, 이를 “허사적풍(虛邪賊風)”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바르지 않은 기운은 반드시 제때 피해야 합니다. 사시(四時) 기후의 규칙적인 변화에 관해서는 이것이 인체에 이로우며 이를 “정기(正氣)”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기후의 정상적인 전환을 자주 이용하여 질병을 조양(調養)하고 치료합니다. 알기 쉬운 병례를 들자면, 노인들에게 흔히 보이는 담음해천(痰飮咳喘, 가래를 동반한 기침과 천식)은 봄여름에 경감되고 가을겨울에 가중되는데, 그 원인은 비신양허(脾腎陽虛)하여 습탁(濕濁)이 응집되어 담(痰)이 된 것으로 임증에서 자주 따뜻한 약(溫藥)을 써서 조양하며, 또한 여름철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시기를 이용하여 조리하고 예방할 것을 주장합니다. 또 예를 들어 혈허간양왕(血虛肝陽旺)한 환자는 봄이 되면 어지럼증(頭暈), 뇌창(腦脹), 목현(目眩), 이명(耳鳴), 정신피권(精神疲倦) 등의 증상이 쉽게 발작합니다. 이러한 증상의 발생은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므로, 겨울철에 자보(滋補)를 해주면 발병의 기회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들로부터 중의가 양생(養生)과 질병 치료에 있어서 내외 환경의 상호 적응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인체와 지토방의(地土方宜) 서로 다른 수토(水土), 서로 다른 생활 습관은 서로 다른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토가 광활하여 서북 지역은 기후가 춥고 지대가 높으며 건조한 곳이 많고, 동남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며 지대가 낮고 습한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지역에는 항상 서로 다른 병증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반적인 병의 치료법과 용약 및 약량에 있어서 남방과 북방에 차이가 있습니다. 중의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인시제의(因時制宜), 인인제의(因人制宜), 인지제의(因地制宜)가 바로 이러한 뜻입니다.
  4. 기타 품부(稟賦, 타고난 체질)의 강약, 형체의 비수(肥瘦, 살찜과 마름), 정서의 유쾌, 우울, 급조(急躁, 성급함) 및 정신적 자극 등에 대해서도 중의는 매우 주의를 기울이며, 이것이 질병의 발생 및 발전과 매우 관련이 있다고 여겨 치료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건한 자는 강한 약(重藥)을 견딜 수 있고, 체질이 약한 자에게는 강한 약제(重劑)가 마땅하지 않습니다. 체형이 풍만하고 살찐 자는 습(濕)이 많고 담(痰)이 많으며, 마른 자는 음허내열(陰虛內熱)이 많습니다. 이것들이 비록 판에 박힌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병증을 접할 때 매우 현실적인 참고 가치가 있습니다.

중의의 이론 체계는 전체관(整體觀)의 기초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전체 관념에서 출발하여 중의가 임증(臨症)에서 두드러지는 두 가지 점이 있습니다. 첫째, 질병의 국소 증상에만 착안하여 다른 부분이 받는 영향을 무시하지 않으며, 특정 발병 요인을 중시한다고 하여 그로 인해 야기되는 다른 요인들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이와 동시에 적시의 치료 외에도 계절을 이용하여 예방과 치료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기침(咳嗽)은 하나의 폐장 질환이지만 오래도록 낫지 않으면 심장에 영향을 미쳐 심통(心痛)을 겸하여 보이며 목구멍에 무엇이 걸린 듯하고 인후가 붓고 막히는 인종후비(咽腫喉痺)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는 간장에 영향을 미쳐 양쪽 옆구리 아래의 통증을 겸하여 몸을 돌리지 못하고 돌리면 양 옆구리가 창만(脹滿)해지기도 하며, 위장에 영향을 미쳐 구토를 하거나 방광에 영향을 미쳐 기침할 때 유뇨(遺尿)를 하기도 하는데, 이를 심해(心咳), 간해(肝咳), 위해(胃咳), 방광해(膀胱咳)라 부르며 치료법이 각각 다릅니다. 또 기울병(氣鬱病) 하나가 위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부인에게 마침 월경이 겹쳐 복통을 일으킨다면, 반드시 위장을 겸하여 돌보고 월경을 고르게(調經) 해야 합니다. 또한 풍습성(風濕性) 비통(痺痛)을 복날에 맞춰 치료하고 폐로병(肺癆病)을 가을의 서늘함을 타서 치료하면 그 치료 효과가 겨울이나 여름보다 더 우수한데, 이는 병의 성질과 장기(臟氣)의 성질이 더위와 가을의 서늘함에 적합한 관계에 기인한 것입니다. 둘째, 병과 환자는 갈라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여, 모든 병은 응당 양면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한 면은 병사(病邪)이고 한 면은 정기(正氣), 즉 환자의 저항력과 회복 능력입니다. 따라서 한 면으로는 병사를 제거(祛除)하고 병황을 개선해야 하며, 다른 한 면으로는 환자의 생리 기능을 조리하고 그 자연적 저항력을 증강시켜 건강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이리하여 “부정(扶正)”과 “거사(祛邪)”라는 두 가지 치료법, 그리고 “사가 물러가면 정기가 스스로 회복되고(邪去則正自復), 정기가 충만해지면 사가 스스로 물러난다(正充則邪自卻)”는 두 가지 전술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질병의 과정이 바로 정(正)과 사(邪) 두 측면의 모순 투쟁 과정이며 사기(邪氣)가 퇴각하고 정기(正氣)가 회복 단계에 들어서야 이 투쟁이 비로소 끝난다고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사와 정의 투쟁은 급하기도 하고 완만하기도 하며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데, 비록 병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질병의 발전 과정 중 정과 사 양측 역량의 대비에 의해 결정됩니다. 정기가 사를 이기면 치유로 향하고, 사기가 정을 이기면 병의 위중함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중의는 병이 나기 전에는 사(邪)를 피하는 것을 중시하고, 이미 사(邪)를 받았을 때는 급히 사(邪)를 제거하면서도 동시에 부정(扶正)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부정을 주체로 삼기도 합니다. 이것이 중의 전체 관념의 개황이며, 이 관념이 생리, 병리, 진단 및 치료 각 방면에 관철되어 있음을 설명해 줍니다. 이러한 도리를 한 걸음 더 나아가 명백히 하려면 반드시 《내경(內經)》을 학습해야 하며, 그것은 중의 이론의 연수(淵藪, 사물이 모이는 곳)로서 줄곧 중의 실천을 지도해 왔습니다.

  1. 변증논치(辨症論治)

변증논치(辨症論治)는 중의가 보편적으로 응용하는 하나의 진료 법칙으로, 병증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치료를 시행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법칙에 의거하여 완성됩니다. 변증논치는 이(理), 법(法), 방(方), 약(藥)을 종합하여 기초로 삼으며, 이 기초를 떠나서는 진행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이론이 있고 법칙이 있으며, 이론과 실천이 서로 결합된 것입니다.

변증논치의 의의: 변(辨)이란 분석하고 감별하는 것이요, 증(症)이란 증상과 현상이며, 논(論)이란 토론하고 고려하는 것이요, 치(治)란 치료의 방침입니다. 증과 치는 현실적인 것이고, 변과 논은 영활(靈活, 융통성 있음)한 것으로 반드시 분석과 사고를 거쳐야 합니다. 옛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하기를 이런 증(症)이 있으면 이런 법(法)을 쓰고 이런 약(藥)을 쓴다고 하였습니다. 필경 무엇에 근거하여 이 증(症)을 인식하며, 또한 무엇에 근거하여 이러한 법을 쓰고 이러한 부류의 약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마땅히 한바탕 변(辨)과 논(論)의 공부를 들여야 합니다. 질병의 발생에는 필연적으로 어떤 요인이 있고, 어떤 요인은 바로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며, 증상을 떠나서는 질병의 성질을 분별해 낼 도리가 없습니다. 동시에 단지 증상에만 주의를 기울여서는 병의 정황을 전면적으로 요해할 수 없으며, 때때로 증상의 표현이 반드시 진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어서 중의에서는 이를 일컬어 “가상(假象)”이라 부르는데, 이는 반드시 세밀하게 변증(辨症)해 내야 함을 요구합니다. 총괄적으로 말해 변증이란 질병의 과정 속에서 질병의 객관적 법칙을 찾아내어, 반드시 증상과 병인의 통일을 구하는 것입니다. 변증법(辯證法)의 어구를 인용해 말하자면, 곧 “본질이 현상을 결정하고, 현상이 본질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의가 병을 치료함에는 일정한 절차가 있어, 증상을 관찰하고 병인을 결정하며 치법을 상의하고 나서야 처방(處方)하고 용약(用藥)합니다. 따라서 중의는 어떠한 질병에 대해서라도 증상을 명확히 분별하기 전에는 치료법을 확정할 수 없으며 처방하고 용약하는 것은 더더욱 논할 수 없습니다. 변증논치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증상은 병사(病邪)가 인체에 작용하여 발생하는 반영으로, 이는 병사의 성질과 생리 기능의 강약을 반영합니다. 증상의 표현에 있어서 미세한 것에서 뚜렷한 것으로, 표면에서 심층으로 발병 요인과 생리·병리의 상황을 감별할 수 있으며, 증상의 소실과 증가에 따라 병사의 진퇴 및 그 발전 방향을 탐지해 낼 수 있습니다.

병인은 육음(六淫)과 칠정(七情)을 위주로 삼는데, 즉 외감(外感)과 내상(內傷)이라는 두 가지 큰 병 부류의 주요 요인입니다. 예를 들어 《내경》에 지적하기를 풍사(風邪)는 사람을 어지럽고 경련(抽搐)하게 하며, 열사(熱邪)는 사람에게 옹종(癰腫)이 나게 하고, 조사(燥邪)는 사람에게 구갈(口渴)과 피부 균열이 나게 하며, 한사(寒邪)는 사람을 부어오르게(浮腫) 하고, 습사(濕邪)는 사람을 설사(腹瀉)하게 한다고 하였으며, 또 지적하기를 노여움(惱怒)은 사람의 기(氣)를 상역(上逆)하게 하고, 기쁨(喜樂)은 사람의 기를 느슨하게(舒緩) 하며, 슬픔(悲哀)은 사람의 기를 삭게(消索) 하고, 두려움(恐懼)은 사람의 기를 가라앉게(下沉) 하며, 놀람(驚嚇)은 사람의 기기(氣機)를 혼란(混亂)스럽게 하고, 사려(思慮)는 사람의 기를 결취(結聚)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증상으로부터 육음, 칠정의 변화를 관찰한 것입니다. 어떠한 병이라도 원인이 없는 것은 없으며, 병인은 발병의 근원으로서 능히 인체를 직접 상하게 하여 각종 증상을 유발합니다. 중의에서 말하는 병인은 주로 인체 정기(正氣)와 병사(病邪) 두 방면을 포함하는데, 즉 병이 든 몸 전체로부터 관찰할 때 병사가 진실로 병인이지만, 몸 자체 기능의 쇠약이나 항진(亢奮) 역시 병인입니다.

증상은 변증의 주요 대상이며, 대상을 어떻게 분별해 낼 것인가는 확실한 진단이 요구됩니다. 중의의 진단은 망색(望色), 문성(聞聲), 절맥(切脈), 순문(詢問)으로 나뉘는데 목적은 증후(症候)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데 있으며, 곧 증상을 연계하여 주증(主症), 주맥(主脈)을 구별해 내어 이렇게 해야만 정확히 병의 정황을 장악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가상에 얼버무려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단의 요점은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증상을 듣는 것 외에도 응당 객관적으로 다방면에서 기타 관련 증상을 관찰하여 병인을 유추하고 모색해야 합니다. 증상은 병인의 반영이지만 얄팍한 현상만 보아서는 안 되며, 반드시 그것의 숨겨진 일면을 보아야 하고 나아가 다음 단계의 발전 경향도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반드시 진실된 측면을 보아야 하며, 가상에 미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주로 호소하는 자각 증상에만 단독으로 의존하여 진단을 결정해서는 안 되며, 나아가 한 걸음 더 변증할 것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질병은 일반 증상에 근거하여 이미 초보적인 인상을 지을 수 있으나, 심도 있는 분석을 거친 뒤에는 도리어 초보적 인상을 부정할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내열(內熱)로 입이 마르다고 소리치며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이 함께 있다면 일반적으로 온열병(溫熱病)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만약 꼼꼼히 진찰을 해보아 환자가 비록 갈증이 나나 마시려 하지 않고 마신 뒤에 창만함을 느끼며 게다가 뜨거운 물 마시기를 좋아함을 발견한다면, 즉시 구갈이 가상이며 진정한 내열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확진(確診)에 있어서 변증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한 질병의 증상에는 간단한 것도 있고 복잡한 것도 있으나, 복잡하다고 해서 잡란무장(雜亂無章, 어수선하고 체계가 없음)한 것은 아니며, 오직 증상의 상호 관계를 명백히 알아 분석하고 귀납하면 그 전인후과(前因後果)와 내룡거맥(來龍去脈, 사물의 전말)을 발견할 수 있어 그로써 전면적이고 정확한 인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의 변증은 객관적으로 질병의 발생과 발전 상황으로부터 체내의 모순을 긍정하는데, 그것은 정면(正面)과 반면(反面)을 포함하고 매 질병에 나타나는 모순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지적하여, 실재하는 내용을 갖춘 인식 방법이 되게 합니다. 치료에 이르러서는 곧 변증의 결과에 맞추어 방침을 정하고 방침에 근거하여 처방하고 용약합니다.

논치(論治)는 마땅히 세 가지 측면을 장악해야 하니, 즉 병인(病因), 병증(病症) 및 병의 부위(部位)입니다. 예를 들어 변증 상 병인이 정식(停食, 체함)이고 그 병증이 완복창만(脘腹脹滿)이며 병의 부위가 장위(腸胃)임이 명확해졌다면, 논치 상에서는 속을 넓히고(寬中) 식적을 없애는(消食) 것을 방침으로 삼아 최토(催吐), 소운(消運) 또는 대변을 통하게 하는 약물을 선택 및 사용하여 치료합니다. 또 만약 변증을 거쳐 병인이 혈허(血虛)이고 그 병증 또한 두운(頭暈), 심계(心悸), 경척불안(驚惕不安)이며 병의 부위가 심(心)과 간(肝) 두 경락에 있음을 확인했다면, 논치는 심영(心營)과 간혈(肝血)을 자보(滋補)하는 것을 위주로 하여 잠양(潛陽), 안신(安神) 등의 진정 방법을 결합합니다. 여기서 “변증”과 “논치”가 연속적인 것이며 기본적인 요구는 구체적인 정황에 근거하여 영활하게 운용하는 것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상 이야기한 것은 변증논치의 의의와 방법입니다. 변증의 법칙에 관해서는 육경(六經)에 의거하여 분별하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삼초(三焦)에 의거하여 분별하기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음(陰), 양(陽), 표(表), 리(裏), 허(虛), 실(實), 한(寒), 열(熱)의 팔강(八綱)에 근거하는 것입니다. 팔강의 의의는 먼저 음양을 정반 양면으로 나누고, 다시 표리로서 병의 부위를 측정하며, 허실로서 병의 강약을 측정하고, 한열로서 병의 성질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각 방면에서 측정한 결과를 연결하면 표한실증(表寒實症), 리열허증(裏熱虛症) 등의 서로 다른 병형이 나오는데, 이는 곧 위에서 말한 병인, 병증 및 병의 부위를 그 안에 포함한 것입니다. 임상 변증은 극히 세밀한 작업이어서, 증상의 출입은 곧 병세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며, 때로 지극히 미미한 변화처럼 보여도 병의 추세는 이미 바뀌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발열은 흔히 보이는 증상이지만 임상에서는 반드시 다음의 일련의 문제들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추위를 타는지 여부? 땀이 나는지 여부? 어느 정도로 열이 나는지? 땀이 난 후 추위를 타는 것이 사라지고 열세가 하강하는지 여부? 열세가 하강하는 동시에 맥상(脈象)도 따라서 평온해지는지 여부? 땀이 난 후 추위 타는 것이 사라지되 열세는 도리어 증가하는지, 혹은 열은 점차 떨어지나 땀이 멎지 않는지, 혹은 갑자기 춥다가 덥다가 하며 하루 중에 반복해서 오가는 등의 상황이 있는지 여부? 또 반드시 정신 의식이 불분명함이 있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구갈이 있는지 여부와 진짜 갈증인지 가짜 갈증인지? 대변 폐결(大便閉結)이나 설사가 있는지 여부? 두통, 신체 동통,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지 여부? 아울러 하루 중 열세가 오르내리는 시간, 맥상, 설태(舌苔)는 어떠한가? 하나의 발열 증상에 대해 이토록 자세하게 알아보아야 하는 까닭은, 발열과 동시에 만약 다른 증상이 가입되면 진단이 다르고 치료 또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위와 같은 감별을 통해 표리, 허실, 한열의 병세 정황을 구할 수 있고 이로써 치료 방침을 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발열하며 추위를 타고 머리가 아프고 신체 동통이 있으며 땀이 없으면 이는 상한병(傷寒病) 초기이므로 신온발산법(辛溫發散法)을 쓰고, 만약 기침을 하고 땀이 있거나 땀이 없으면 상풍증(傷風症)이므로 선폐거사법(宣肺祛邪法)을 쓰며, 만약 땀이 있고 구갈이 있으면 풍온병(風溫病) 초기이므로 신량청해법(辛涼淸解法)을 씁니다. 만약 추위를 타지 않고 고열이 머물러 있으면 양명열증(陽明熱症)이므로 신한청열법(辛寒淸熱法)을 쓰며, 만약 해질 무렵에 열세가 더욱 심해지고 대변 폐결이 있으면 위가실증(胃家實症)이므로 고한사하법(苦寒瀉下法)을 씁니다. 만약 대변으로 설사를 하면 협열리증(協熱利症)이므로 표리청해법(表裏淸解法)을 쓰고, 만약 한열이 교대로 왕래함이 하루에 수차례이면 소양병(少陽病)이므로 화해퇴열법(和解退熱法)을 쓰며, 만약 혀가 붉고 정신 의식이 불분명하면 열입심포증(熱入心包症)이므로 청심량영법(淸心涼營法)을 씁니다. 그 외 열이 내렸는데도 땀이 멎지 않는 것과 같은 경우는 반드시 망양허탈(亡陽虛脫) 등을 방비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변증이 질병의 성질을 분별해 내는 것임을 설명해주며, 질병의 성질이 명확해야 비로소 논치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터럭만한 차이로 천 리만큼 그르치게 됩니다. 그러나 변증이 결코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닌데, 왜냐하면 사정상박(邪正相搏, 사기와 정기가 서로 다툼)은 흔히 하나의 매우 복잡한 병리 과정이며, 이 과정 안에서 사정의 소장(消長)과 체내 각 부분의 상호 영향 관계로 인해 병세가 수시로 전환되어 질병 발전 과정 중의 단계성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병의 초기 단계뿐만 아니라 발전의 매 단계마다 모두 변증을 해야 합니다. 개괄적으로 말해, 논치를 하려면 먼저 변증을 해야 하며, 변증하지 않으면 논치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이가 기침을 치료하는 데 무슨 약을 쓰느냐고 묻는다면 비록 폐장 질환임은 분명히 알지만 구체적인 증상을 요해하지 못하면 대답할 수 없고, 또 어떤 이가 입이 마른데 석곡(石斛)을 쓸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석곡이 능히 구갈을 치료할 수 있음을 명백히 알더라도 어떤 종류의 구갈에 속하는지 명확히 분별하기 전에는 마찬가지로 대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변증논치는 중의 진료의 기본 법칙이며, 그 정신적 본질은 이법방약(理法方藥)이 상호 결합된 한 세트의 치료 체계입니다.

시작글이라 공개하고 다음글부터는 비공개로 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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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자: 旭山 노정용

마음의 상태가 단정하지 못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마음과 생각을 집중할 수가 없어 물건을 보아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소리를 들어도 소리를 들을 수 없고, 음식을 먹어도 음식의 진정한 맛을 알지 못한다. 『大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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