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늘 뜨겁습니다. 넘치는 정보, 끝없는 경쟁, 억눌린 분노와 스트레스 속에서 우리의 내면은 종종 끓는점을 초과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과도한 열기(熱邪)가 핏속으로 파고들어 통제력을 잃고 제멋대로 날뛰며 밖으로 터져 나오는 현상을 '혈열망행(血熱妄行)'이라 부릅니다. 화가 나서 코피를 쏟거나, 스트레스로 위장이 헐어 피를 토하는 것이 모두 이 끓어오르는 피의 맹목적인 질주 때문입니다. 장정모 교수의 제54강에 등장하는 양혈지혈약(涼血止血藥)들은 바로...
【제40문】 약물의 줄기[莖]와 몸통[身]이 조화(調和)를 이루는 이치와 형색기미에 따른 차이
【제40문】 약물의 줄기(莖)와 몸통(身)은 뿌리와 가지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기운이 위로 오르지도 아래로 내리지도 않는 경계에 있으므로 본래 조화(調和)를 주관합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도 유독 기운을 올리는 데 치우치거나 내리는 데 치우치는 것들이 있으니,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이 또한 약이 지닌 기운과 맛(기미, 氣味)의 무겁고 가벼움을 따져 결정될 일입니다. 만약 그 생김새가 이미 위아래가 교차하는 중간에...
소리와 숨결의 길목에서: 이관개방증을 마주한 아티스트에게 건네는 고전의 통찰
가장 섬세한 목소리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온 아티스트가 겪는 침묵의 고통은 남모를 깊이가 있습니다. 음악을 하는 이에게 '귀'와 '소리'는 곧 자신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최근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이관개방증(Patulous Eustachian Tube)'은 단순히 귀의 국소적 불편함을 넘어, 온몸의 에너지가 보내오는 조용한 경고이자 깊은 휴식을 요청하는 신호입니다. 의학의 원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과 만물의 이치를 살피는 『자평정해(子平眞解)』의 시선을 통해, 이...
[현대판 여신전기] 5부. 비겁격 : 비동의 비상식 거부, 독고다이 여전사
조선시대 사주서들을 보면 비견(比肩)과 겁재(劫財), 즉 나와 같은 기운이 사주에 가득한 여자들을 두고 가장 극악무도하게 깎아내렸다. 남편(관성)과 자리를 다투고, 남의 재물을 빼앗는 '드센 년'이라며 눈에 불을 켜고 배척했다. 남자의 말에 고분고분 꼬리를 내려야 할 판에,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가 세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1세기에 그 낡아빠디 낡은 잣대를 가져다 대면 웃음거리도 안 된다. 사주에 비겁이 든든하게...
6. 복희와 선천팔괘
괘란 무엇인가? 《주역(周易)》에서는 "괘란 거는 것이다(卦者,挂也)"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사람이 보기에 이 설명은 설명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으며, 설명이 없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앞의 '괘(卦)' 자는 명사로, 팔괘와 육십사괘를 가리킵니다. 뒤의 '挂(괘)' 자는 동사가 아니며, 손을 움직여 걸어두고 전시하여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점서(占筮)하는 사람은 이렇게 걸어둔 화상과 현상을 통해 길흉화복을 추단합니다. 고대에는 걸어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