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이론의 부(理論之部)

제1절중의(中醫)의 특징(特點)

  1. 전체 관념(整體觀念)

중의(中醫)가 병을 치료하는 것은 전체(整體)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우선 인체의 내장(內臟)과 체표(體表)의 각 조직 및 기관 사이의 관계를 나눌 수 없는 것으로 보며, 동시에 환경의 변화가 인체의 생리(生理)와 병리(病理)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여깁니다. 그러므로 인체 내부의 통일성(統一性)을 강조하고, 인체와 외부 환경의 통일성 역시 중시합니다. 그리하여 임증(臨證)에 있어서 항상 전면적으로 문제를 고려하며, 단지 병이 있는 국소 부위만 생각하지 않고 계절, 기후, 수토(水土)를 관찰하며 환자의 정서와 생활 습관 등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러한 전체 관념은 중의가 병을 치료하는 기본 관념이며, 이제 몇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1. 인체의 전체성(整體性) 중의는 인체의 각 부위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먼저 12내장을 12가지 기능으로 보아 “십이관(十二官)”이라 부릅니다. 또 육장(六臟), 육부(六腑)로 나누고, 작용면에서 한 장(臟)과 한 부(腑)를 각각 결합하여 “표리(表裏)”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내장의 귀납적 구분은 각자도생하는 것과 같지 않고, 정반대로 생리 활동이나 병리 변화를 상호 간에 나눌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는 단지 장부(臟腑)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장부와 형체(形體)의 각 조직 및 각 기관 측면에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심(心)은 맥(脈)을 주관하고 혀(舌)를 주관하며, 간(肝)은 근(筋)을 주관하고 눈(目)을 주관하며, 비(脾)는 육(肉)을 주관하고 입(口)을 주관하며, 폐(肺)는 피모(皮毛)를 주관하고 코(鼻)를 주관하며, 신(腎)은 뼈(骨)를 주관하고 귀(耳)를 주관합니다. 또 비는 사지(四肢)를 주관하고, 신은 이변(二便)을 맡는 것 등등은 모두 장부의 기능과 장부 및 형체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경락(經絡)을 통해 전신에 체계적으로 분포되어 순환을 반복하여, 체내와 체표를 연결하는 연락 노선이 되며, 이로써 인체가 기능상 내외가 관련된 전체를 유지하게 합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내장의 병에 관해 단지 한 장(臟)만 치료하지 않고, 심지어 병이 있는 한 장(臟)을 치료하지 않고 다른 내장부터 치료를 진행하여 완치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위장병(胃病)에 비장(脾臟)을 겸하여 치료하고, 폐병(肺病)에 비위(脾胃)를 치료하는 것부터 착수하여 간접적으로 폐장의 저항력을 증강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두드러진 것은 형체 국소의 병증을 흔히 내장을 치료하는 방법을 취하여 완치시킨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풍화홍안(風火紅眼, 충혈되고 붓는 눈병)에 간을 식히는(淸肝) 방법을 쓰고, 허화아통(虛火牙痛, 허열로 인한 치통)에 신장을 따뜻하게 하는(溫腎) 방법을 쓰는 것 등입니다. 또 탈저(脫疽) (열 개의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음)의 경우 현대 의학에서는 절단 수술을 많이 사용하지만, 중의에서는 혈을 돌게 하고 경락을 따뜻하게 하는(活血溫經) 방법을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거둡니다. 이 외에도 피부병, 종양(腫瘍), 궤양(潰瘍) 등 외증(外症)의 경우 중의는 대부분 내복약(內服藥)을 사용하여 흩어지게 하거나 배농(排膿)하고 상처를 아물게(收口) 합니다.
  2. 인체와 기후(氣候) 대자연의 모든 것, 특히 생물의 생존과 발전은 직접적으로 객관적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중의는 이 관계를 매우 중시하여 인체의 건강과 기후는 뗄 수 없으며, 반드시 자연환경과 상호 적응해야만 병이 없고 장수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따라서 1년 중에서 봄은 따뜻하고(春溫), 여름은 덥고(夏熱), 가을은 서늘하고(秋涼), 겨울은 추운(冬寒) 사계절의 특성 및 사계절 내의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 등 6가지 서로 다른 기후의 변화 법칙을 찾아내어, 객관적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의 방법과 기후 변화를 거스른 뒤 초래될 수 있는 질병을 지적합니다. 또한 이러한 원칙에 근거하여 진단과 치료 등의 방법을 분석하고 연역합니다. 예를 들어 그 때가 아닌데 그 기운이 있는 것, 즉 봄에는 응당 따뜻해야 하는데 도리어 춥거나 더운 것은 바로 바르지 않은 기운(不正之氣)이며, 이를 “허사적풍(虛邪賊風)”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바르지 않은 기운은 반드시 제때 피해야 합니다. 사시(四時) 기후의 규칙적인 변화에 관해서는 이것이 인체에 이로우며 이를 “정기(正氣)”라고 부릅니다. 그러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기후의 정상적인 전환을 자주 이용하여 질병을 조양(調養)하고 치료합니다. 알기 쉬운 병례를 들자면, 노인들에게 흔히 보이는 담음해천(痰飮咳喘, 가래를 동반한 기침과 천식)은 봄여름에 경감되고 가을겨울에 가중되는데, 그 원인은 비신양허(脾腎陽虛)하여 습탁(濕濁)이 응집되어 담(痰)이 된 것으로 임증에서 자주 따뜻한 약(溫藥)을 써서 조양하며, 또한 여름철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시기를 이용하여 조리하고 예방할 것을 주장합니다. 또 예를 들어 혈허간양왕(血虛肝陽旺)한 환자는 봄이 되면 어지럼증(頭暈), 뇌창(腦脹), 목현(目眩), 이명(耳鳴), 정신피권(精神疲倦) 등의 증상이 쉽게 발작합니다. 이러한 증상의 발생은 기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므로, 겨울철에 자보(滋補)를 해주면 발병의 기회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들로부터 중의가 양생(養生)과 질병 치료에 있어서 내외 환경의 상호 적응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인체와 지토방의(地土方宜) 서로 다른 수토(水土), 서로 다른 생활 습관은 서로 다른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토가 광활하여 서북 지역은 기후가 춥고 지대가 높으며 건조한 곳이 많고, 동남 지역은 기후가 온화하며 지대가 낮고 습한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지역에는 항상 서로 다른 병증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반적인 병의 치료법과 용약 및 약량에 있어서 남방과 북방에 차이가 있습니다. 중의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인시제의(因時制宜), 인인제의(因人制宜), 인지제의(因地制宜)가 바로 이러한 뜻입니다.
  4. 기타 품부(稟賦, 타고난 체질)의 강약, 형체의 비수(肥瘦, 살찜과 마름), 정서의 유쾌, 우울, 급조(急躁, 성급함) 및 정신적 자극 등에 대해서도 중의는 매우 주의를 기울이며, 이것이 질병의 발생 및 발전과 매우 관련이 있다고 여겨 치료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건한 자는 강한 약(重藥)을 견딜 수 있고, 체질이 약한 자에게는 강한 약제(重劑)가 마땅하지 않습니다. 체형이 풍만하고 살찐 자는 습(濕)이 많고 담(痰)이 많으며, 마른 자는 음허내열(陰虛內熱)이 많습니다. 이것들이 비록 판에 박힌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병증을 접할 때 매우 현실적인 참고 가치가 있습니다.

중의의 이론 체계는 전체관(整體觀)의 기초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전체 관념에서 출발하여 중의가 임증(臨症)에서 두드러지는 두 가지 점이 있습니다. 첫째, 질병의 국소 증상에만 착안하여 다른 부분이 받는 영향을 무시하지 않으며, 특정 발병 요인을 중시한다고 하여 그로 인해 야기되는 다른 요인들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이와 동시에 적시의 치료 외에도 계절을 이용하여 예방과 치료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기침(咳嗽)은 하나의 폐장 질환이지만 오래도록 낫지 않으면 심장에 영향을 미쳐 심통(心痛)을 겸하여 보이며 목구멍에 무엇이 걸린 듯하고 인후가 붓고 막히는 인종후비(咽腫喉痺)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는 간장에 영향을 미쳐 양쪽 옆구리 아래의 통증을 겸하여 몸을 돌리지 못하고 돌리면 양 옆구리가 창만(脹滿)해지기도 하며, 위장에 영향을 미쳐 구토를 하거나 방광에 영향을 미쳐 기침할 때 유뇨(遺尿)를 하기도 하는데, 이를 심해(心咳), 간해(肝咳), 위해(胃咳), 방광해(膀胱咳)라 부르며 치료법이 각각 다릅니다. 또 기울병(氣鬱病) 하나가 위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부인에게 마침 월경이 겹쳐 복통을 일으킨다면, 반드시 위장을 겸하여 돌보고 월경을 고르게(調經) 해야 합니다. 또한 풍습성(風濕性) 비통(痺痛)을 복날에 맞춰 치료하고 폐로병(肺癆病)을 가을의 서늘함을 타서 치료하면 그 치료 효과가 겨울이나 여름보다 더 우수한데, 이는 병의 성질과 장기(臟氣)의 성질이 더위와 가을의 서늘함에 적합한 관계에 기인한 것입니다. 둘째, 병과 환자는 갈라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여, 모든 병은 응당 양면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한 면은 병사(病邪)이고 한 면은 정기(正氣), 즉 환자의 저항력과 회복 능력입니다. 따라서 한 면으로는 병사를 제거(祛除)하고 병황을 개선해야 하며, 다른 한 면으로는 환자의 생리 기능을 조리하고 그 자연적 저항력을 증강시켜 건강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이리하여 “부정(扶正)”과 “거사(祛邪)”라는 두 가지 치료법, 그리고 “사가 물러가면 정기가 스스로 회복되고(邪去則正自復), 정기가 충만해지면 사가 스스로 물러난다(正充則邪自卻)”는 두 가지 전술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질병의 과정이 바로 정(正)과 사(邪) 두 측면의 모순 투쟁 과정이며 사기(邪氣)가 퇴각하고 정기(正氣)가 회복 단계에 들어서야 이 투쟁이 비로소 끝난다고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사와 정의 투쟁은 급하기도 하고 완만하기도 하며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데, 비록 병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질병의 발전 과정 중 정과 사 양측 역량의 대비에 의해 결정됩니다. 정기가 사를 이기면 치유로 향하고, 사기가 정을 이기면 병의 위중함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중의는 병이 나기 전에는 사(邪)를 피하는 것을 중시하고, 이미 사(邪)를 받았을 때는 급히 사(邪)를 제거하면서도 동시에 부정(扶正)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부정을 주체로 삼기도 합니다. 이것이 중의 전체 관념의 개황이며, 이 관념이 생리, 병리, 진단 및 치료 각 방면에 관철되어 있음을 설명해 줍니다. 이러한 도리를 한 걸음 더 나아가 명백히 하려면 반드시 《내경(內經)》을 학습해야 하며, 그것은 중의 이론의 연수(淵藪, 사물이 모이는 곳)로서 줄곧 중의 실천을 지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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