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문자가 시가 된 사연

시인 형님께 눈이 펑펑 내린다고 카톡을 보냈는데 그 카톡이 시가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는좋겠다지금눈이내리고있다는문자를준그는참좋겠다눈이내려도그냥내리는것이아니라펑펑내리고있다는그곳에살고있는그는참으로펑펑좋겠다두다리쭉뻗고펑펑울고난그날아침처럼울어퉁퉁부은눈앞으로그인가아닌가긴가민가하던그날그애틋한환영처럼그렇게펑펑눈이내리고있는곳에사는그는참으로펑펑좋겠다. (윤주상시인)

茶를 마시며

茶를 마시며 윤주상 우려먹는것이어찌차(茶)뿐이랴알고보면우리사는세상우리사는일이죄그러하거니있는놈은있는놈들끼리서로우려먹고없는놈은없는놈들끼리서로우려먹고배웠다는놈들은배웠다는놈들끼리못배운놈들은못배운놈들끼리끼리그렇게서로우려먹는것이른바사랑한다는남녀간의일또한무어다름이있으랴아아죽고못살던하룻밤그녀와의꿈같은사랑도오랜세월만나고헤어지고사랑하고미워하고부르고달아난온갖갈등과애증의역사를함께우려먹는것내잔에너의잎을띄우고네잔에나의잎을띄우고네물네가붓고내물내가부어그렇게저렇게서로우려먹는것… 몇 일전에 茶를 마시며에 대해 원래의 시는 산문시 였는데 시인의 의도와 달라졌다는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본문도 원래와는 약간 달라져 있어서 시인형님이 기억을 더듬어서 원래의 형태대로 복원했습니다. 이 시가 "茶를 마시며"의 정본입니다.

차(茶)를 마시며

차(茶)를 마시며 우려먹는 것이 어찌 차(茶)뿐이랴 알고 보면 우리 사는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죄 그러하거니 있는 놈은 있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없는 놈은 없는 놈들끼리 서로 우려먹고 배웠다는 놈들은 배웠다는 놈들끼리 우려먹고 못 배운 놈들은 못 배운 놈들끼리 끼리끼리 그렇게 서로 우려먹는 것 이른바 사랑한다는 남녀 간의 일 또한 무어 다름이 있으랴 아아 죽고...

소리차

소리차 주전자에 물 올려놓고 솔잎차로 할까 감잎차로 할까 망설이다가 찻물 끓는 소리가 하도 맑고 듣기 좋아 솔잎차고 감잎차고 다 두어 두고 그냥 소리차나 마시기로 하다 산사의 이른 신 새벽 귀로 마시는 한잔의 소리 차 맹물도 잘만 끓이면 이렇게 은은할 수가 있구나 향기로울 수가 있구나 혼자 머리를 끄덕이며 창호 가득 아침 햇살 밝아오는 줄도 모른다 -윤주상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