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문】 내열외한(內熱外寒)과 하열상한(下熱上寒)의 병증을 다스리는 오묘한 쓰임새

【제10문】 병증 가운데 속은 뜨겁고 겉은 차가운 내열외한(內熱外寒)이나, 아래는 뜨겁고 위는 차가운 하열상한(下熱上寒)의 증상이 있을 때는 마땅히 어떤 약을 써야 하옵니까? 이럴 때는 마땅히 몸 아래쪽이나 속(내부)에 자리 잡은 뜨거운 기운(열, 熱)을 다스리는 것을 위주로 삼아야 하옵니다. 황금(黃芩)·황련(黃連)·지모(知母)·황백(黃柏)을 쓰되, 생강(生薑)·계지(桂枝)·박하(薄荷)·형개(荊芥)·총백(蔥白)을 곁들여 써서 약 기운을 이끌어 위로 뚫고 올라가게(인지세상, 引之使上) 해야 하옵니다. 병을 다스리는 참된 요체는...

비워야 채워지고 내려놓아야 흐른다: 조경(調經)과 하행(下行)의 철학

우리의 몸과 마음은 끊임없이 순환하는 궤도 위를 달립니다. 그 궤도가 부드럽게 이어질 때 우리는 평안을 느끼지만, 스트레스와 상처로 인해 리듬이 깨어지면 기운이 막히고 피가 뭉치는 어혈(瘀血)이 발생합니다. 장정모 교수의 제60강에 등장하는 활혈조경약들은 막힌 곳을 억지로 뚫어내는 폭력적인 방식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어긋난 궤도를 바로잡아 본래의 리듬을 되찾아주는 조화와 균형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단삼(丹參)과 계혈등(雞血藤): 낡은 것을...

천장지구(天長地久): 유한한 삶에서 발견하는 영원과 균형의 미학

영화 <천장지구(天長地久)>는 1990년대 홍콩 누아르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명작이다.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피를 흘리는 연인의 위태로운 사랑, 그 비극적인 결말은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영화의 원제목이자 노자(老子) <도덕경> 제7장에서 유래한 이 네 글자, '하늘은 길고 땅은 오래간다(天長地久)'의 진정한 의미는 비극적 로맨스를 넘어선 훨씬 더 거대한 우주적 통찰을 담고 있다. 노자는 천장지구를 이야기하며 그...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고 삶의 계절을 꿰뚫어 보는 지혜

현대인들은 늘 원인 모를 불안과 피로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밤잠을 설치며 '혹시 내일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스스로의 정신력이 나약하다며 자책하곤 합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쓰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9편 '사시기(四時氣)'는 이 시대의 불안과 두려움을 향해 전혀 다른 차원의 진단을 내립니다. 마음의 병은 나약함이 아니라, 몸의 역행(逆行)이다. "길게 탄식하고 맘속에 두려움을 느끼며 누군가 와서 자신을...

묵직한 약속 하나, 백성을 향한 치열한 서약: 북경중의약대학 교가 《승낙(承諾)》을 읽다

의학의 길에 들어서는 이들이 마주하는 첫 번째 관문은 지식의 방대함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을 대하는 태도와, 그 무게를 평생 감당하겠다는 무거운 '맹세'다. 북경중의약대학의 교가인 《승낙(承諾)》은 바로 이 묵직한 서약을 고스란히 노랫말로 옮겨놓은 명작이다. 단순한 학교 찬가를 넘어, 의료인이 걸어야 할 숭고한 도정과 책임감을 짚어내고 있는 이 노래의 가사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가 되지...

의학의 길, 그 근원과 도덕성을 묻다: 근구박채(勤求博采)와 후덕제생(厚德濟生)

의술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 생명을 다루는 행위인 만큼, 그 밑바닥에는 깊은 학문적 탐구와 타인에 대한 묵직한 책임감이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 북경중의약대학교의 교훈인 '근구박채(勤求博采) 후덕제생(厚德濟生)'은 바로 이러한 의학의 본질과 의료인이 가져야 할 평생의 과제를 가장 명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여덟 글자가 품은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지식과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정중용덕 서재: 회원만을 위한 지식의 바다

안녕하십니까, 욱산(旭山)입니다. 정중용덕 서재가 전면 이너서클(회원제)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로그인을 마치신 정식 도반(회원) 여러분께서는 상단 메뉴를 통해 본 서재가 품고 있는 모든 지식의 성역에 자유롭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승인된 도반들께서는 로그인 후 다음과 같은 고유의 카테고리와 아카이브를 제한 없이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의(醫) : 치유 황제내경, 상한론 등 동양 의학의 원전 전체 번역과 타협 없는...

[황제내경 매운맛 리부트] 3탄. 가짜 활력에 속지 마라, 영혼을 갉아먹는 착각의 대가

1탄에서 에너지를 하수구에 갖다 버리는 자들을 털어냈고, 2탄에서 뇌를 혹사하며 연비를 박살 내는 주범들을 해부했다. 그렇다면 3탄에서는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 바로 내 몸이 보내는 경고를 처참하게 무시하고 스스로를 기만하는 어리석음에 대한 통렬한 메세지다. 1. 피로를 카페인과 쾌락으로 덮어씌우는 자들의 말로 가짜 에너지의 함정이다. 몸이 이미 한계에 도달해 비명을 지르고 있음에도, 현대인들은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혹은...

에어컨이 병을 부른다? 중의학이 말하는 ‘진짜’ 폭염 극복의 지혜

연일 이어지는 맹렬한 폭염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7월 하순입니다. 현대인들은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 바람을 찾고 얼음장 같은 냉수를 들이켜지만, 정작 속은 차가워지고 겉만 뜨거운 불균형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중의학에서는 여름철의 극심한 더위를 서사(暑邪)라는 병인(病因)으로 봅니다. 서사는 단순히 온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인체의 기(氣)를 소모시키고 진액(음, 陰)을 말려버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기음양상(氣陰兩傷)이라 부르는데, 땀을 너무 많이...

괴물은 누가 만들었는가: 20대 우경화와 기성세대의 뼈아픈 청구서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는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단연 2030 세대, 특히 20대 청년층의 보수화 혹은 우경화 현상입니다. 많은 언론과 정치권이 이를 두고 젠더 갈등이나 얄팍한 포퓰리즘의 결과로 치부하거나, 그들의 '이기주의'를 탓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상의 겉면만 핥는 게으른 진단에 불과합니다. 이들의 우경화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파편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교육 실패'와 부모 세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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