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쁨’과 ‘즐거움’이 항상 몸에 좋은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도파민을 자극하는 화려한 쾌락과 자극, 끝없는 성공과 욕망을 좇으며 그것이 가져다주는 짜릿한 상쾌함을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주식과 코인의 폭등에 환호하고, 자극적인 유흥과 매체의 순간적인 즐거움에 빠져들며 매일 밤 뇌를 쾌락의 도가니에 빠뜨린다.
그러나 서양의학이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수치만을 계산하며 기쁨을 단순한 ‘뇌의 보상 기전’으로 바라볼 때, 수천 년 전 《黃帝內經(황제내경)》은 지나치고 부절제한 기쁨과 쾌락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존엄한 장부인 심장(心臟)을 흔들어 정신을 미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독소임을 통찰하였다.
喜則氣緩(희칙기완): 쾌락에 빠지면 온몸의 기운이 늘어지고 정신이 흐트러진다
《素問(소문)》 舉痛論(거통론)에서는 기쁨의 감정이 한계를 넘어설 때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이렇게 경고한다.
“喜則氣緩, 志無所專, 氣應不通, 故氣緩矣(희칙기완, 지무소전, 기응불통, 고기완의)” 기쁨이 지나치면 기운이 팽팽함을 잃고 늘어지며, 뜻이 오롯이 집중되지 못하고 기혈의 응답이 통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기운이 흐트러져 버리는 것이다.
기쁨(喜)은 본래 가슴을 틔우고 기혈을 부드럽게 만드는 감정이다. 그러나 절제를 잃어버린 지나친 기쁨과 쾌락, 혹은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흥분은 인체의 중심축을 관통하는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의 팽팽한 긴장감을 단숨에 허물어뜨린다.
심장은 오장육부의 군주(君主)로서 맑은 정신인 신명(神明)을 지키는 집이다. 그러나 쾌락의 자극에 노출되어 기운이 풀리고 늘어지면(氣緩), 심장의 군주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게 된다. 자극적인 쾌락을 좇은 뒤 찾아오는 극심한 허무감, 마음을 한곳에 모으지 못하는 산만함, 그리고 까닭 없이 가슴이 뛰고 두근거리는 공황 증세는 모두 지나친 쾌락의 불꽃이 심장의 집을 흔들어놓은 결과다.
奪精失神(탈정실신): 도파민의 노예가 되어 정신을 잃어버린 현대인들
《靈樞(영추)》 本神(본신) 편에서는 기쁨이 과했을 때 다가오는 최후의 경고를 이렇게 묘사한다.
“喜樂無極則傷魄, 魄傷則狂, 狂者意不存人(희락무극칙상백, 백상칙광, 광자의불존인)” 기쁨과 즐거움에 한계가 없으면 넋(魄)을 상하게 하고, 넋이 상하면 미치게 되며, 미친 자는 마음에 타인을 두지 못한다.
현대 사회가 앓고 있는 도파민 중독과 각종 중독성 질환은 고전이 말하는 ‘희락무극(喜樂無極)’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끝없는 자극과 기쁨만을 좇다가 심장의 신명(神明)이 부서지고 나면,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를 통제하지 못하는 광기(狂氣)와 극심한 우울의 늪에 빠지게 된다.
잠시의 즐거움 뒤에 찾아오는 무기력증, 깊은 밤 홀로 남겨졌을 때 느껴지는 이유 없는 불안감은, 쾌락을 탐하느라 심장의 정기(精氣)를 빼앗기고 정신의 뿌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육체의 경련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심장의 불꽃을 고요히 다스리는 길
심장의 신명(神明)을 지키고 지나친 쾌락의 독소로부터 몸을 구제하는 고전의 지혜는 명쾌하다.
- 첫째, 換喜以靜(환희이정): 자극적인 쾌락을 내려놓고 고요를 끌어안기: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자극적인 매체와 유흥을 의식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심장은 화려한 불꽃이 아니라 차분하고 고요한 호흡 속에서만 비로소 정기를 회복한다.
- 둘째, 淡泊以明志(담박이명지): 담백함으로 마음의 중심 바로잡기: 지나치게 기쁜 일에 우쭐거리거나 자극에 취하지 말고, 맑은 차 한 잔과 깊은 호흡으로 마음의 평정심(平常心)을 유지해야 한다. 가슴의 군주가 굳건해야 온몸의 정기가 흩어지지 않는다.
평정심(平常心)이야말로 생명을 지키는 진짜 지혜다
칠정상(七情傷)의 두 번째 관문인 기쁨(喜)의 오용은, 달콤한 꿀에 젖어 스스로의 뿌리를 썩혀버리는 유혹의 가시밭길이다. 자극적인 쾌락이 건네는 거짓 행복에 속지 않고, 고요하고 담백한 평정심으로 심장의 신명을 지켜낼 때, 당신의 영혼과 육체는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