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病機)”라는 명칭은 《내경(內經)》에 보이는데, 일종의 증상 분류법입니다. 《내경》은 안색이나 맥을 보는 진찰법을 중시하는 동시에 증상 또한 지극히 중시했습니다. 병기는 복잡한 증상 속에서 벼리(綱領)를 끌어내어, 증상을 구별하고 원인을 찾는(辨症求因) 근거로 삼습니다. 그래서 이르기를: “병기를 삼가 지키어 각기 그 속한 바를 맡게 하니, 있는 것은 찾고 없는 것도 찾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내경》에서 제시한 병기는 단지 열아홉 조목으로, 모두 일반적인 증상을 가리킬 뿐 고정된 하나의 병이 아닙니다. 그것이 지적한 병의 원인은 비록 육음(六淫)을 위주로 삼지만, 다른 여러 잡병(雜症)에도 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기를: 일반적인 풍증(風症)으로 몸이 떨리고 어지러운 것은 모두 간경(肝經)에 속한다. 일반적인 습증(濕症)으로 몸이 붓고 배가 부른 것은 모두 비경(脾經)에 속한다. 일반적인 아프고 가려운 부스럼(痛癢瘡瘍)은 모두 심경(心經)에 속한다. 일반적인 기증(氣症)으로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것(喘逆痞悶)과 일반적인 폐위(肺痿), 기천(氣喘), 구토 등 증상은 모두 상초 폐경(肺經)에 속한다. 일반적인 한증(寒症)으로 오그라들고 땅기는 것(收縮拘急)과 일반적인 팔다리가 차가운 것(四肢厥冷), 대소변이 막히거나 혹은 참지 못하는 등 증상은 모두 하초 신경(腎經)에 속한다. 일반적인 급성으로 근육과 핏줄이 뻣뻣해지는 등 증상은 모두 풍사(風邪)에 속한다. 일반적인 소변이 맑게 잘 나오고 열감이 없으며 찌꺼기가 없는 등 증상은 모두 한사(寒邪)에 속한다. 일반적인 경련(痙病)으로 목덜미가 뻣뻣한 등 증상은 모두 습사(濕邪)에 속한다. 일반적인 뱃속에서 소리가 나고 속이 북처럼 빈 등 증상; 일반적인 배가 크게 부르고 팽팽한 것과 일반적인 신물을 토하고 설사가 급박한 등 증상; 모두 열사(熱邪)에 속한다. 일반적인 열증으로 눈앞이 아찔하고 답답하며 경련이 일어나는 것(瞀悶抽搐); 일반적인 입을 꽉 다물고 턱을 부딪치며 떨려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등 증상; 일반적인 기운이 거슬러 위로 치솟는 등 증상; 일반적인 번조하고 미쳐 날뛰며 정신이상을 보이는 등 증상; 일반적인 붓고, 시큰거리며 아프고, 잘 놀라는 등 증상과 일반적인 쥐가 나고, 몸이 활처럼 휘며, 소변이 탁한 등 증상; 모두 화사(火邪)에 속한다. 나중에 유완소(劉完素)가 또 한 조목을 보충하였으니: 일반적인 말라붙어 윤기가 없고, 근육과 핏줄이 바짝 마르며, 피부가 갈라지는 등 증상은 모두 조사(燥邪)에 속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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