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亥時), 삼초(三焦)가 물길을 닫고 만물의 우주를 침잠시키다: 밤 9시, 세상의 소음을 지우고 생명의 바다로 가라앉는 시간

술시(戌時)의 심포(心包)가 마음의 성문을 든든하게 빗장 지르고 번잡한 감정의 불길을 재우고 나면, 시계 바늘은 밤 9시를 가리킨다. 하루의 열두 시진(十二時) 중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열두 번째 관문이자 세상의 모든 기운이 영원의 침묵 속으로 가라앉는 해시(亥時, 밤 9시~11시)의 문이 열린다. 자연계의 대지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완전히 잠겨 다음 날의 해를 준비하듯, 인체의 우주 역시 모든...

逆四時則災害生(역사시칙자해생): 사계절의 섭리를 거스른 대가, 현대병의 유린에서 내 몸을 구제하는 법

봄에는 싹을 틔우고(生), 여름에는 무성히 키우며(長), 가을에는 결실을 거두고(收), 겨울에는 깊이 감추는(藏) 사계절의 순환은 거스룰 수 없는 우주의 절대 법칙이다. 그러나 문명의 풍요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에어컨과 난방 장치로 계절의 경계를 허물고, 밤낮을 바꾸어 생활하며, 사계절 내내 차가운 음료와 인스턴트 음식을 탐닉한다. 자연의 시계탑을 부수고 인위적인 편리함을 얻은 대가는 혹독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술시(戌時), 마음의 빗장을 걸고 하루를 매듭짓다: 저녁 7시, 번잡한 생각과 엉긴 기운을 정돈하는 시간

유시(酉時)의 노을이 완전히 걷히고 어둠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저녁 7시, 시계 바늘은 하루의 열두 시진(十二時) 중 열한 번째 관문인 술시(戌時, 저녁 7시~9시)를 가리킨다. 자연계의 대지가 모든 생명 활동을 완전히 거두어들이고 깊은 침묵의 고요 속으로 걸어 들어가듯, 인체의 우주 역시 하루 종일 복잡하게 얽혔던 감정과 신경의 끈을 차분히 빗장 지르고 마음의 정원을 정돈해야 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冬三月 閉藏(동삼월 폐장): 겨울철, 대지가 잠들듯 생명의 근원을 감추고 영원을 보존하라

가을의 수렴을 거쳐 차가운 서리와 눈발이 대지를 덮으면, 천지간의 모든 생명은 활동을 완전히 멈추고 땅속 깊은 곳으로 침잠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겨울철 풍경은 이 엄숙한 감춤(閉藏)의 질서를 무참히 유린한다. 추위를 잊겠다고 밤늦도록 불야성을 이루며 기운을 탕진하고, 더운 실내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무리한 운동을 감행하거나, 야식과 음주로 몸속의 정기를 사방으로 흩뿌린다. 서양의학은 이러한 겨울철 신체 이상을 '햇빛...

秋三月 容平(추삼월 용평): 가을철, 만물이 결실을 맺듯 흩어진 기운을 감추고 안으로 갈무리하라

여름철의 찬란했던 열기가 식고 서늘한 바람이 대지를 덮으면, 온 누리의 생명은 밖으로 향하던 성장을 멈추고 내실을 다지며 결실을 맺는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가을철 풍경은 이 거룩한 갈무리와는 거리가 멀다.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환절기마다 만성적인 아토피와 피부 건조증에 시달리고,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숨통이 막히며, 까닭 모를 헛헛함과 우울감(가을 타는 증상)에 사로잡혀 몸과 마음을 갈팡질팡 내팽개친다. 서양의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