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체력과 외로운 밤들을 견디며 마침내 블로그 포스팅 3,000개의 고지를 넘어섰다. 누가 시킨 적도 없고, 당장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매일 밤낮으로 고전을 파고들고 의학을 엮으며 스스로를 갈고닦아 쌓아 올린 시간들이었다. 1. 3,000개의 탑이 말해주는 것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하루아침에 대충 짜깁기한 글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숫자다. 그 속에는 『황제내경』의 매운맛부터 『논어』, 상한론, 그리고 사주명리의...
[카테고리:] 취향의 기록
폐허에서 건져낸 불씨, ‘정중용덕(正中龍德)’의 새로운 장을 열며
살면서 누구나 상실을 경험하지만, 내게 있어 두 번의 '분서갱유'는 내 연대기의 일부가 도려내지는 것과 같은 뼈아픈 사건이었다. 청춘의 사유를 지탱하던 오천 권의 책이 고물상으로 향했던 첫 번째 상실, 그리고 치열했던 중국 유학 시절의 피와 땀이 서린 책들이 지하실의 습기에 무참히 썩어 들어간 두 번째 상실. 물리적인 책은 그렇게 허망하게 내 곁을 떠났다. 그 참담한 기억을...
늘 더 나은 곁을 내어드리기 위하여
언제나 이 작은 다실을 찾아주시는 도반님들께,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옮겨 적는 고전의 문장들이 가장 편안하고 단정한 옷을 입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간은 매 순간 크고 작은 매무새를 가다듬어 오고 있습니다.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 너머에서 글을 마주하는 눈길이 피로하지 않도록, 때로는 이 테마를 두드려보고 저 풍모를 기웃거려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요금제의 문턱을 넘기...
<점연화, 온난니> 완주 후기 — 디지털 시대에 되살아난 7080의 지독한 순정
최근 중국 드라마 <점연화, 온난니(点燃我,温暖你)>를 끝까지 완주했습니다. IT 스타트업과 앱 개발, 프로그래밍이라는 지극히 현대적이고 차가운 소재를 다룬 드라마이지만, 마지막 회를 덮고 난 뒤 가슴에 남은 잔향은 뜻밖에도 참 따뜻하고 묵직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빠르고 사이다 같은 전개, 쿨하고 계산적인 관계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 이 드라마는 도리어 우리가 1970~80년대 한국 멜로 문학과 영화에서 느끼곤 했던 ‘지독할...
3,000편의 사유를 향하며: 정중용덕의 기록들
어느덧 서고에 쌓인 글이 3,000편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매일 아침 깨어있는 정신으로 세상과 고전을 마주하며 벼려온 시간의 기록들입니다. 욱산(旭山)의 사유가 이 공간에 머물며 도반들과 함께 호흡했기에, 이 숫자는 저 개인의 성취를 넘어 우리 서고의 든든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매일 아침 하나의 사유를 세상에 내어놓는 정진을 이어가며, 하루에 하나씩 꾸준히 포스팅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