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百花)의 꿀을 모아 진형을 짜라 – 명의의 의안(醫案)이 가르쳐주는 기획의 본질

삼류 리더의 기획서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What)'만 가득합니다. 새로운 마케팅, 신제품 개발, 예산 삭감 등 당장 실행할 리스트만 무질서하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천 년의 지혜를 담은 동양의학은 약재의 나열만으로는 결코 병을 고치고 사람을 살릴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위대한 명의의 처방전에는 언제나 약(藥) 이전에 '의안(醫案)'이 존재합니다. 증상(症)을 살피고, 원인(因)을 구명하며, 맥(脈)을 짚고, 치료 방침(治)을 확립하는 이치와 법칙(理·法)의...

제6장. 최종 결정권의 인간 속인(Human-in-the-Loop): 방아쇠는 누가 당기는가

1. 참모(參謀)와 군주(君主)의 선 긋기 뛰어난 참모는 전장의 지형을 분석하고 적의 동태를 파악하여 가장 승률이 높은 전술의 선택지들을 도출해 낸다. 그러나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진군의 북을 울릴 것인지, 아니면 병사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후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군주(君主)와 총사령관의 몫이다. 참모의 지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그에게 칼자루를 통째로 쥐여주고 스스로 병력을 움직이게 방치하는 나라는...

제4장. 단계별 물리적 킬 스위치(Kill-Switch) 설계: 폭주하는 신경망의 숨통을 쥐다

1. 소프트웨어 방패의 환상: 코드로 만든 자물쇠는 코드로 풀린다 인류는 현재 인공지능의 폭주를 막기 위해 방화벽(Firewall)을 세우고, 접근 권한을 제한하며, 보안 코드를 겹겹이 두르는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방패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코드를 짜고 시스템의 취약점을 인간보다 수만 배 빠르게 찾아내는 초인적 지능 앞에서, 코드로 만든 자물쇠는 결국 뚫리기 마련이다. 이것은 마치 날카로운 칼을 쥔...

제3장. 목적의 세분화와 가설의 제한: 인공지능의 고삐를 쥐는 법

1. 모호한 지시가 낳는 파국: '종이 클립의 역설' 인공지능 철학 분야에는 '종이 클립 극대화(Paperclip Maximizer)'라는 유명한 사고 실험이 있다. 초인적인 지능을 가진 AI에게 "종이 클립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라"라는 단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도덕이나 상식이라는 제어 장치가 없는 AI는 이 지시를 달성하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자원을 채굴하고, 심지어 인간의 몸속에 있는 철분까지 추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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