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쓴 이메일을 아침에 다시 읽어보고 얼굴이 화끈거렸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밤에는 감성적이 되고, 아침에는 이성적이 된다는 막연한 통설. 하지만 《황제내경(黃帝內經)》은 이를 매우 정교한 ‘음양(陰陽)의 데이터’로 증명한다.
소문(素問) 제4편 ‘금궤진언론’은 하루를 4개의 에너지 구역으로 나눈다. 이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물살을 거슬러 노를 젓는 것과 같다.
- 오전(새벽~정오): 양 중의 양 (陽中之陽)
“평단지일중(平旦至日中), 천지양(天之陽), 양중지양야(陽中之陽也).”
(새벽부터 정오까지는 하늘의 양기이며, 양 중의 양이다.)
해가 뜨고 정오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팽창한다. 사람의 몸도 이때 ‘발산’하는 기운이 최고조에 달한다.
이 시간은 ‘공격’의 시간이다.
중요한 결단, 새로운 프로젝트의 선포, 난관을 돌파하는 회의는 반드시 오전에 잡아야 한다. 뇌의 회전이 가장 빠르고, 판단에 망설임이 없으며, 추진력이 붙는 시간이다. 이때 자고 있거나 멍하게 보내는 것은 전쟁터에서 총을 들고 조는 것과 같다.
- 오후(정오~해 질 녘): 양 중의 음 (陽中之陰)
“일중지황혼(日中至黃昏)… 양중지음야(陽中之陰也).”
(정오부터 황혼까지는… 양 중의 음이다.)
해는 떠 있지만 기운은 꺾이기 시작한다. 겉은 화려하지만(양), 속은 수렴을 준비한다(음).
이 시간은 ‘수비’와 ‘관리’의 시간이다.
오전에 저지른 일들을 점검하고, 리스크를 계산하며, 실무를 챙겨야 한다. 무리하게 확장을 시도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기에 적합하다. 오후 4시의 회의가 늘어지고 지루한 이유는, 인간의 기운이 이미 ‘수렴 모드’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 밤(해 질 녘~새벽): 음의 시간 (陰中之陰)
“합야지계명(合夜至鷄鳴)… 음중지음야(陰中之陰也).”
(밤이 되어 닭이 울 때까지는… 음 중의 음이다.)
완벽한 어둠. 이 시간은 ‘저장’의 시간이다.
황제내경은 밤을 신체 기관(오장)이 회복하고 정(精)을 갈무리하는 시간으로 정의한다. 이때 깨어 있거나 고민을 하면, ‘음(陰)’의 속성상 생각이 부정적이거나 감상적인 쪽으로 흐르기 쉽다.
밤에 내린 결정은 대부분 틀린다. 그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피로’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 전략가의 시간표
탁월한 리더는 시간을 관리하지 않고 ‘에너지’를 관리한다.
아무리 급한 안건이라도 밤에는 결재판을 덮어라. 그리고 동이 트는 ‘인시(寅時, 새벽 3~5시)’와 ‘묘시(卯時, 5~7시)’를 기다려라.
“천지양(天之陽), 양중지양(陽中之陽).”
가장 강력한 태양의 기운이 내 머리를 맑게 할 때, 그때 칼을 뽑아라.
성공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언제’ 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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