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문】 약물에 담긴 숫자[數]로 기운[氣]의 음양을 헤아려 병을 다스리는 오묘한 이치

【제44문】 장중경이 약을 쓸 때 10매(枚), 14개(開), 3매, 5지(枝) 등으로 숫자를 나누어 쓴 것을 보면, 숫자를 취하는 데에도 나름의 깊은 이치가 있는 듯합니다. 오늘날 본초 서적을 보아도 숫자로 이름을 지은 약재들이 있으니, 삼칠(三七), 삼릉(三稜), 팔각회향(八角茴香), 육신곡(六神曲), 오가피(五加皮), 양두첨(兩頭尖) 같은 것들이 그 예입니다. 이미 숫자를 따서 이름을 지어놓고 어찌 그 숫자의 이치를 살펴 병을 다스리지 않는 것입니까?

천지간의 모든 사물은 ‘기(氣)’와 ‘수(數)’ 이 두 글자를 결코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바탕을 보면 숫자란 결국 기운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기가 많으면 수도 많아지고, 기가 적으면 수도 적어집니다. 기가 먼저 이르면 수도 앞서고, 기가 뒤에 이르면 수도 뒤따릅니다. 그러므로 물(水)은 하늘의 1(天一)에서 생겨나고 불(火)은 땅의 2(地二)에서 생겨나는 것입니다. 양(陽)의 기운을 얻으면 홀수(奇數)가 되고 음(陰)의 기운을 얻으면 짝수(偶數)가 됩니다. 하도(河圖)와 오행(五行)의 숫자가 서로 낳고 이루는 것 역시 이러한 이치이니, 그 숫자를 알면 기운이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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