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이위(易緯)》의 ‘위(緯)’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역경(易經)》, 《역전(易傳)》은 알지만, 《이위(易緯)》에 대해서는 비교적 생소하다. 경(經), 전(傳), 위(緯)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소위 "경(經)"이란 이론성(理論性), 강령성(綱領性), 권위성(權威性)이 매우 강한 저작을 가리키니, 예컨대 《시(詩)》, 《서(書)》, 《예(禮)》, 《역(易)》, 《춘추(春秋)》 같은 것이며, 한(漢)나라에 이르러 국가가 법으로 정한 유가(儒家) 경전(經典)이 되었다. "위(緯)"는 "경(經)"에 상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석명(釋名)》에서는 위(緯)를 풀이하여 이르기를: "위(緯)는 두르는(圍) 것이다. 반복하여 경(經)을...

14. 공자와 《역전》

《주역》은 하나의 신비하고 측량할 수 없는 천서(天書)로, 대의는 모두 팔괘와 육십사괘의 부호 속에 숨겨져 있으며, 다행히도 《역전》이 안내 역할을 해 주어야 비로소 그 부호 속에서 참된 진리를 "깨달아"내고, 글자 틈새에서 일종의 도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傳)"이란 무엇인가? 소위 전이란 경을 해설하는 저작을 말하며, 경에 상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전의 글자는 조금 더 길며, 이렇게 해야...

【제8문】 풍한(風寒)을 다스리는 여러 약물의 기화(氣化) 이치와 오묘한 쓰임새

【제8문】 풍한(風寒)을 치료하는 약물에 대하여 여쭙고자 하옵니다. 한(寒)은 수기(水氣)이옵니다. 수(水)는 방위로는 북방의 임계(壬癸)에 속하옵고, 괘(卦)로는 감괘(坎卦)가 되며, 사람의 몸에 있어서는 신장(腎)에 속하옵니다. 『내경(內經)』에 이르기를 "모든 한증(寒證)과 몸이 오그라들고 당기는 증상(수인, 收引)은 모두 신(腎)에 속한다"고 하였사옵니다. 신장의 부(腑)는 방광(膀胱)으로서 신장을 대신하여 기화(氣化)를 주관하오니, 방광이 곧 한수(寒水)의 부(腑)가 되며 경맥의 이름으로는 태양(太陽)이라 하옵니다. 『내경』에 이르기를 "태양의 위에는...

제22편 전광(癲狂)

전(癲)과 광(狂)은 모두 신지(神志)가 정상을 잃은 질병이다. 본 편은 전광의 발병 원인, 각종 유형의 증상 및 침구(針灸) 치료 방법 등을 중점적으로 논술하였으므로 편명을 《전광(癲狂)》이라 하였다. 이외에 본 편은 또한 풍역(風逆), 궐역(厥逆), 내폐(內閉) 및 소기(少氣) 네 가지 병의 맥증(脈證)과 치료를 논급하였다. 눈초리가 바깥을 향해 안면 뺨 측면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목예자(目銳眦)라 부른다. 눈의 안측에 콧등과 가까운...

【제7문】 따뜻한 약은 간(肝)으로, 몹시 뜨거운 약은 신장(腎)으로 직행하는 이치

【제7문】 약의 기운이 따뜻한(온, 溫) 것은 간(肝)으로 들어가고, 약의 기운이 몹시 뜨거운(대열, 大熱) 것은 신장(腎)으로 곧장 들어가니,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이것이야말로 궐음(厥陰)이 풍(風)을 주관하며 음(陰) 가운데 깃든 양(陽)에 속함을 똑똑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무릇 기운이 따뜻한 것은 마침 음 가운데 있는 양(음중지양, 陰中之陽)의 성질과 꼭 들어맞습니다. 그러므로 간(肝)으로 들어가니 파극(巴戟)이나 회향(茴香) 같은 약물이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13. 《주역》의 ‘경(经)’

《주역》은 경(经)과 전(传) 두 부분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传)에 관한 해석은 뒤로 미루고, 먼저 경(经)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경이란 무엇인가? 동한의 허신은 《설문해자》 중에서 "경"을 "직조할 때의 세로실"로 풀이하였으니, 분명히 직포와 관련된 것입니다. 가로실은 위(纬)라 하여, 비로소 "경, 위"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경이란 역사의 검증을 거침과 동시에 교화적 작용을 지닌 도서의 명칭을 "경서"라 하며, 후세의 가르침을...

[한중 명의 열전 ⑩] 조선을 뒤흔든 전염병 잔혹사, 그리고 이에 맞선 명의들의 사투

오늘날 우리가 코로나19 등 감염병 시대를 겪었듯, 조선 시대 역시 전염병과의 끊임없는 전쟁이었습니다. 당시 백성들은 역병을 '마마(손님)', '여역(厲疫)'이라 부르며 공포에 떨었고, 무속에 의존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참화 속에서도 절망에 굴하지 않고 과학적 의학, 임상 고증, 그리고 애민 정신으로 백성을 구하고자 했던 대의(大醫)들이 있었습니다. 1. 조선을 괴롭힌 3대 전염병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백성들의 목숨을 무수히...

[한중 명의 열전 ⑨] 자식을 잃은 아비의 눈물로 쓴 전염병 치료서, 정약용과 《마과회통》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을 떠올릴 때 우리는 흔히 《목민심서》나 《경세유표》를 쓴 행정가, 혹은 거중기를 만든 과학자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가 조선 후기 홍역(마진)과 두창(천연두) 연구에 위대한 이정표를 세운 의학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9명의 자녀 중 6명을 전염병으로 가슴에 묻어야 했던 아비의 절절한 한과, 실학자로서의 엄밀한 고증 정신이 결합하여 탄생한 의서가 바로 《마과회통(麻科會通)》입니다....

[한중 명의 열전 ⑧] 소설 속 ‘유의태’의 실존 인물, 거창·산청의 민중 명의 유이태

소설과 드라마 《동의보감》을 기억하는 분들에게 '유의태'는 허준의 스승이자 스승의 몸을 스승 스스로 해부하게 했던 비극적이면서도 숭고한 명의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 속 실존 인물인 유이태(劉以泰) 선생은 허준(1539~1615)보다 약 100년 뒤에 활동했던 숙종 대의 대표적인 실존 명의였습니다. 허준의 스승이라는 허구의 설정을 넘어, 조선 후기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던 홍역(마진) 치료의 선구자이자 민중을 위해 삶을 바친 그의...

산산조각 난 뼈를 맞추고 맹독을 다스리는 삶의 지혜: 료상(療傷)의 철학

살아가며 마주하는 시련 중에는 찰과상처럼 가벼운 것도 있지만, 때로는 삶의 뼈대가 산산조각 나고 숨을 쉴 수조차 없는 치명적인 고통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장정모 교수의 제61강에 등장하는 활혈료상약(活血療傷藥), 즉 피를 돌게 하여 깊은 상처와 부러진 뼈를 치료하는 약초들은 이처럼 극심한 파괴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철학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골쇄보(骨碎補): 부서진 삶을 이어 붙이는 근원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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