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멸(撲滅) 대신 퇴거(退去)를 택한 지혜: 구충약(驅蟲藥)과 사군자(使君子)

위생이 극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 '몸속의 벌레(기생충)'는 이제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인류의 기나긴 역사 속에서 기생충은 인간의 영양을 가로채고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밀접한 적이었습니다. 동양의학은 이 보이지 않는 체내의 침입자들을 어떻게 다루었을까요? 놀랍게도 전통 의학은 이들을 무조건 죽여 없애는 일방적 폭력 대신, '달래어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공존과 퇴거의 지혜를 선택했습니다. 1. '살충(殺蟲)'이...

치우침으로 치우침을 구원하다 – 생명을 살리는 기미(氣味)의 철학

현대인들은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찾고,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찾습니다. 질병을 마치 몸에서 '제거해야 할 이물질'처럼 여기고, 약을 그 이물질을 쏘아 맞추는 '저격수'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천 년의 동양의학은 질병과 약물을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질병이란 내 몸의 기운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몹시 성하거나 쇠한 상태(偏盛偏衰)를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입으로 넘기는 약(藥) 역시 평범하고...

스케일과 템포를 지배하라 – 운명의 판을 통제하는 칠방(七方)의 병법

비즈니스의 전장에서 많은 리더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작은 위기에 너무 큰 자본을 쏟아붓고(과잉 대응), 당장 숨통이 끊어질 위기인데 장기적인 체질 개선만 논하고 있는(타이밍 상실) 경우입니다. 무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 무기를 휘두르는 '규모(Scale)'와 '속도(Tempo)'를 조절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는 것입니다. 수천 년 전의 동양의학은 이를 꿰뚫어 보고, 질병을 치료하는 처방의 규모와 속도, 조합의 방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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