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침으로 치우침을 구원하다 – 생명을 살리는 기미(氣味)의 철학

현대인들은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찾고,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찾습니다. 질병을 마치 몸에서 ‘제거해야 할 이물질’처럼 여기고, 약을 그 이물질을 쏘아 맞추는 ‘저격수’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천 년의 동양의학은 질병과 약물을 전혀 다른 차원의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질병이란 내 몸의 기운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몹시 성하거나 쇠한 상태(偏盛偏衰)를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입으로 넘기는 약(藥) 역시 평범하고 화평한 음식이 아니라, 그 성질이 극단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偏勝) 물질입니다. 명의(名醫)는 약물이 가진 ‘치우친 기운’을 정밀하게 빌려와, 병든 몸의 ‘치우친 불균형’을 강하게 때려 바로잡습니다. 즉, 치우침으로써 치우침을 구제하여(以偏救偏) 다시 평형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 이것이 생명을 다루는 의학의 진정한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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