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절망의 마침표에서 經典(경전)을 펼치다: 현대의 不治(불치)를 統察(통찰)하는 《黃帝內經(황제내경)》

現代醫學(현대의학)은 눈부신 發展(발전)을 이룩했다. 현미경의 발명 이래로 인간은 疾病(질병)의 원인을 세포 단위로 쪼개어 보았고, 이제는 DNA의 羅列(나열) 속에서 運命(운명)의 결함을 찾아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逆說的(역설적)으로, 의학이 미시적인 세계로 깊이 파고들수록 우리는 더 많은 ‘不治病(불치병)’이라는 이름의 絶望(절망)과 마주하고 있다. 파킨슨병, 류마티스 관절염, 치매, 그리고 샤르코 마리 투스병(CMT)과 같은 유전 질환들. 현대의학이 이 질환들 앞에 ‘不治(불치)’라는 宣告(선고)를…

의학과 로맨스의 교차점, 드라마 《애니(爱你)》에 담긴 치유의 약초학

도심의 분주한 빌딩 숲, 차가운 공기 속에서 현대인들은 저마다의 마음의 병을 품고 살아간다. 로맨스 드라마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쑤저우와 항저우의 고즈넉한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애니(爱你)》는 단순히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인물의 이름부터 매회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뼈대가 모두 ‘중의학의 약재’와 그 변증(辨證)의 원리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으로 읽는 치유의…

兌端(태단) – 입술 끝에서 입안의 갈증을 씻어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은밀한 관문

인중(수구)혈을 지나 아래로 내려와, 윗입술의 모서리와 도톰한 살이 만나는 경계에 묵직하게 자리 잡은 혈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독맥(督脈)의 스물일곱 번째 혈자리인 兌端(태단)입니다. 이름을 가만히 뜯어보면 그 위치와 성격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兌(태)”는 입이나 기쁨, 입술의 끝부분을 뜻하고, “端(단)”은 바른끝이나 맨 위를 의미합니다. 즉, 윗입술의 정중앙 끝단에서 입안과 상반신의 기회를 조율하는 핵심적인 자리라는 뜻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곳은…

내 몸 안에는 어떤 강물이 흐르는가? 맞춤 의학의 근본을 묻다

TV에서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다음 날 마트 진열대가 텅 비고,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 등장하면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몸을 그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춥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건강법이 모두에게 통할 수 있을까요? 고전은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합니다. 《황제내경》 경수 편은 인체의 12경맥을 대자연에 흐르는 12개의 강물에 비유합니다.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은 깊고 거대한 ‘바다(海水)’에,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은 잔잔한 ‘호수(湖水)’에 빗대었습니다. 거대한…

건강을 향한 맹신이 내 몸을 태운다, ‘악화(惡火)’를 경계하라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의료 과잉’의 시대입니다.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독한 약을 삼키고, 건강을 지키겠다며 온갖 영양제와 값비싼 시술을 몸에 쏟아붓습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 넣고 외부의 강한 자극을 주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는 강박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동양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2편 경수(經水)는 이러한 현대인의 행태에 서늘한 일침을 가합니다. 기백은 자침(刺針)과 뜸(灸)의 규율을 논하며 다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