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여신전기] 5부. 비겁격 : 비동의 비상식 거부, 독고다이 여전사
조선시대 사주서들을 보면 비견(比肩)과 겁재(劫財), 즉 나와 같은 기운이 사주에 가득한 여자들을 두고 가장 극악무도하게 깎아내렸다. 남편(관성)과 자리를 다투고, 남의 재물을 빼앗는 ‘드센 년’이라며 눈에 불을 켜고 배척했다. 남자의 말에 고분고분 꼬리를 내려야 할 판에,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가 세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1세기에 그 낡아빠디 낡은 잣대를 가져다 대면 웃음거리도 안 된다. 사주에 비겁이 든든하게 박힌 여자들? 남편 기를 죽이는 ‘드센 팔자’가 아니라, 누구의 그늘에도 기대지 않고 내 힘으로 세상을 개척하며 동료들과 연대하는 이 시대의 진짜 독고다이 여전사들이다.
1. 비겁(比劫)의 본질 : ‘스스로 일어 서서 내 자리를 지키는 힘’
명리학에서 비견과 겁재는 나와 오행이 같은 기운, 즉 ‘나 자신, 자아, 그리고 동료나 경쟁자’를 뜻한다. 옛사람들은 이걸 남편을 극하고 재물을 쟁취하는 파괴자로 봤지만, 현대 사회에서 비겁은 곧 ‘독립심, 주체성, 그리고 단단한 자아 존중감’의 원천이다. 비겁이 발달한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세상에 영원한 구원자는 없으며, 결국 마지막에 나를 지켜주는 것은 내 두 발과 단단한 멘탈뿐이라는 것을.
2. 현실 속 비겁격 언니들의 생태계
- 특징: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겪으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가는 법이 없다. 꺾일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성격이라,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판을 바로잡으려 든다.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는 의리 폭탄이라 한번 내사람이다 싶으면 목숨을 걸고 챙긴다.
- 연애와 결혼: 남자의 조건이나 경제력에 눈이 멀어 내 자존심을 팔아먹는 짓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하되 어디까지나 ‘대등한 개인 대 개인’이어야 하며, 결혼을 하든 혼자 살든 내 삶의 주도권은 100% 내가 쥐어야 직성이 풀린다.
- 커리어와 삶: 누구 밑에 굽신거리며 빌붙어 살기보다는 자수성가형으로 내 사업을 일구거나, 내 전문 영역에서 독보적인 깃발을 꽂는다. 실패를 해도 내 힘으로 다시 일어설 줄 아는 불굴의 오뚝이들이다.
3. 이 시대의 비겁격에게 던지는 한 줄 평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이기 전에 그냥 세상 앞에 당당하게 선 완벽한 ‘나’로 살아가겠다는 자아도취적 독립투사.”
남의 등 뒤에 숨는 법 없이 오직 내 두 다리로 대지의 중심을 딛고 서는 것, 그것이 바로 21세기형 비겁격이 가진 가장 찬란하고 멋진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