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고 삶의 계절을 꿰뚫어 보는 지혜

현대인들은 늘 원인 모를 불안과 피로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밤잠을 설치며 ‘혹시 내일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스스로의 정신력이 나약하다며 자책하곤 합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쓰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9편 ‘사시기(四時氣)’는 이 시대의 불안과 두려움을 향해 전혀 다른 차원의 진단을 내립니다.

마음의 병은 나약함이 아니라, 몸의 역행(逆行)이다.

“길게 탄식하고 맘속에 두려움을 느끼며 누군가 와서 자신을 붙잡을까 두려워하는 것은, 사기가 가로로 위에 역행하여 입이 쓴 것이다.”

우리가 겪는 이유 없는 공포와 극심한 불안감, 이른바 ‘공황’이라 부르는 증상들에 대해 고전은 명쾌하게 답합니다. 그것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닙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담(膽)의 기운이 꼬이고 위기(胃氣)가 위로 치솟은 지극히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현상’입니다.

기운이 거꾸로 솟구쳐 오장육부가 뒤틀려 있는데, 억지스러운 의지와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마음을 다잡으려 한들 나아질 리 없습니다. 불안할수록 머리를 비우고, 상기된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며 굳어버린 장부를 달래는 육체적 실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마음을 다스리려거든 먼저 역행하는 몸의 기운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왜 우리 몸의 기운은 이토록 역행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삶의 ‘계절(四時)’을 무시한 채 1년 365일을 맹렬한 한여름처럼 살아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깊은 곳과 얕은 곳을 가려 찌르고… 겨울에는 반드시 깊이 찔러 침을 오래 머물게 해야 한다(深刺以留之).”

의사가 병을 치료할 때도 사계절의 변화에 순응하여 침의 깊이와 시간을 달리해야 하거늘, 하물며 인생을 경영하는 일은 어떠하겠습니까?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 우리의 삶과 사업, 인간관계에도 나아갈 때와 멈출 때가 있습니다. 겨울처럼 기운을 깊숙이 감추고 오래 머물며(留) 때를 기다려야 할 시기에, 억지로 여름의 방식을 고집하며 에너지를 발산하려 드니 몸과 마음의 기운이 상하고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 삶이 지금 어느 계절을 통과하고 있는지 냉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유연한 태도를 갖추는 것. 이것이 사시(四時)가 가르쳐주는 진정한 순리(順理)입니다.

겉과 속을 꿰뚫어 보는 리더의 눈

기운의 역행을 막고 내 삶의 계절을 정확히 읽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백은 사시기의 마지막 장에서 현상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색을 보고 눈을 관찰하여 흩어지고 회복되는 것을 안다… 그 형을 하나로 하여 동정(動靜)을 듣는다.”

진정한 통찰은 현란한 말이나 겉치레에 속지 않는 데서 나옵니다. 사람을 이끄는 리더는 모름지기 상대의 안색(색)과 눈빛(목)을 직시하며 그 사람의 진짜 에너지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얄팍한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그 맥동과 흐름(동정)을 들어야만 기운의 허실(虛實)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마음을 쥐어짜는 대신 내 몸의 순리를 존중하십시오. 한여름의 맹렬함만 고집하지 말고, 겨울의 깊은 기다림을 배우십시오. 그리고 현상에 흔들리지 말고 본질의 동정을 듣는 깊은 눈을 가지십시오. 자연의 섭리에 몸과 마음을 맡길 때, 우리를 옭아매던 두려움은 비로소 자취를 감추고 단단한 평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