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를 일으키는 것을 또 장괘(裝卦)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점을 치기 위한 준비이거나 혹은 첫 번째 공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괘를 장착하여 이룬 뒤에야 비로소 “괘(卦)”에 근거하여 “점(算)”을 칠 수 있습니다.
《역경(易經)》의 장괘는 오늘날 사람들이 점집(卦攤)을 벌여놓는 것과는 크게 다릅니다. 현재 점집을 벌여놓는 것은 매우 간단하여, 길거리나 골목 어귀에 붉은 천을 깔아두고 그 위에 태극도(太極圖)나 팔괘도(八卦圖)를 그려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한번 보고서 바로 점치는 곳임을 압니다. 그러나 옛사람들이 점을 치는 것은 매우 엄숙하고 신성하였습니다.
우선은 깨끗한 서실(筮室), 즉 점을 치는 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방의 남쪽 언저리에 상(床)을 하나 놓고, 상 위에서 연시(演示)를 해야 합니다.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시초(蓍草: 한 척 길이로 자른 것)는 대나무 통(竹筒) (혹은 나무 통) 안에 담아두었다가 점을 칠 때가 되어서야 꺼낼 수 있었습니다.
시초(蓍草)는 점을 치는 도구로, 오늘날 사람들이 점을 칠 때 흔드는 동전(銅錢)이나 죽첨(竹籤: 대나무 제비) 등과 같습니다. 시초는 옛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신성하고 영성(靈性)이 있는 것이었으니, 옛 책 중에 시초에 관한 기재가 있습니다. 예컨대 《건착도(乾鑿度)》에서 말하기를: “시초가 자라는 땅은 은(殷)나라에서 시들어 떨어져 일천 세(歲)요, 일백 세에야 비로소 49줄기가 나고, 오백 세에 형태가 점차 마르고 단단해지며, 칠백 세에 가지와 잎이 없고, 구백 세에 색이 보랏빛이 되어 쇳빛과 같으며, 일천 세에 위로는 자줏빛 기운이 있고, 아래로는 신령한 용과 신령한 거북이 엎드려 있다.” 하였습니다. 시초가 자라나 무성해졌다가 시들기까지 1천 년이 필요합니다. 천 년 된 시초의 위에는 상서로운 구름과 자줏빛 기운이 있고, 아래에는 신령한 용과 신령한 거북이 수호합니다. 이로 보건대 이러한 풀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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