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세상에서 중심을 지키는 법: 우울과 광기(狂氣)를 다스리는 세 가지 시선

오늘날 우리는 마음의 병을 단지 뇌내 물질의 불균형이나 나약한 의지력의 문제로 치부하곤 합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쓰인 《黃帝內經(황제내경)》 영추 제22편 ‘癲狂(전광)’은 우울과 조증, 강박과 오만이라는 인간의 극단적인 정신 병리가 결국 육체적 고갈과 감정적 과잉에서 비롯된다는 서늘한 통찰을 제시합니다.

현대인을 옭아매는 마음의 병을 고전의 눈으로 해부해 보면, 세 가지 명확한 원인이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첫째, 텅 빈 육체가 만든 우울 (憂愁와 飢餓)

“건망증이 심해지고 화를 잘 내며 늘 두려워하는 것은, 과도한 憂愁(우수)와 飢餓(기아)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는 식사마저 거른 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밤을새우는 것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기백은 극도의 불안과 분노, 건망증이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육체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기아)에서 뇌를 혹사할 때 발생하는 광기의 전조 증상이라고 경고합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 우리는 위로의 말이나 심리적 처방을 찾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따뜻한 밥 한 끼로 텅 빈 육체를 채우고 수면을 회복하는 물리적이고 실천적인 양생(養生)입니다. 몸이라는 그릇이 든든하게 채워지지 않으면, 마음은 작은 근심에도 쉽게 부서지고 맙니다.

둘째, 텅 빈 영혼이 만든 오만한 자아 (神氣 쇠약)

“수면이 적고 배고파하지 않으며, 스스로 가장 위대하다 여기고 남을 잘 욕하며 밤낮으로 시끄럽게 떠든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과시하고, 타인을 향해 맹렬하게 분노와 혐오를 쏟아내는 현대 사회의 나르시시즘을 이보다 더 정확히 묘사할 수 있을까요. 고전은 이러한 과대망상과 오만함이 성격적 결함이나 강한 자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내면의 생명력인 神氣(신기)가 극도로 쇠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병적 증상임을 짚어냅니다.

속이 텅 빈 깡통이 가장 요란한 소리를 내듯, 내면이 허허로울수록 자아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폭력적으로 팽창합니다. 타인을 깎아내리고 스스로를 과시하려는 충동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당신이 강해진 것이 아니라 영혼의 밑바닥이 말라가고 있다는 절박한 신호입니다.

셋째, 쾌락에 중독된 시대의 비극 (喜樂過度)

“속으로 웃으면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은 기쁨과 즐거움이 과도하여(喜樂過度)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우울과 슬픔만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고 믿으며, 늘 더 강렬한 자극과 쾌락, 폭발적인 성공(도파민)을 좇아 질주합니다. 그러나 질병의 원인은 슬픔과 분노에만 있지 않습니다. 수용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기쁨과 흥분은 기운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만들고, 마침내 정신의 축을 무너뜨려 사람을 미치게(발광) 만듭니다. 짜릿한 성공과 쾌락 뒤에 찾아오는 지독한 허무와 우울증은 기운이 흩어진 자리에 남은 찌꺼기일 뿐입니다.

바깥세상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바르고(正) 곧은 중심(中)을 지키는 태도. 슬픔에 매몰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거대한 기쁨 앞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만이 우리의 정신을 온전하게 지켜내는 길입니다. 마음이 몹시 요동친다면 억지로 긍정의 주문을 외우기보다, 먼저 밥을 챙겨 먹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육체의 중심부터 단단히 다잡으시길 바랍니다. 몸의 뿌리가 굳건해야 마음도 제자리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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