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음양(陰陽)이라는 것은 천지(天地)의 이치(道)이며, 만물(萬物)의 벼리(綱紀)이고, 모든 변화(變化)의 부모(父母)이며, 나고 죽음(生殺)의 근본 시작(本始)이고, 신명(神明)이 깃드는 집(府)입니다. —— 《황제내경(黃帝內經)·소문(素問)·음양응상대론(陰陽應象大論)》 이 구절은 음양학설(陰陽學說)의 기본 관점(基本觀點)을 간명(簡明)하게 제시하였습니다. 즉, 음양은 자연계(自然界)의 근본 법칙(根本規律)이며, 천지만물(天地萬物)이 생장(生長), 발전(發展), 변화(變化)하는 근원(根源)이라는 것입니다. 자연계의 모든 사물(事物)에는 음양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하며, 또한 음양의 운동 변화(運動變化)로 인하여 사물의 발전과 변화가 추동(推動)됩니다. 이러한...
덮어두지 않고 풀어내는 치유의 미학: 화어지혈(化瘀止血)이 전하는 위로
인생을 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타격을 입고 삶의 에너지가 속절없이 빠져나가는 '출혈(出血)'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다급한 마음에 우리는 종종 상처를 억지로 틀어막고 눈앞의 손실을 멈추는 데만 급급해합니다. 하지만 상처를 대충 덮어두면, 흐르지 못하고 고인 피는 썩어서 '어혈(瘀血)'이 되고 기어이 뼛속 깊은 통증을 남깁니다. 동양의학의 '화어지혈약(化瘀止血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위대한 치유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지혈하되 어혈을 남기지...
[황제내경 매운맛 리부트] 4탄. 가짜 지혜에 취해 삶을 탕진하는 자들의 최후
1탄에서 에너지를 하수구에 처박는 짓을 낱낱이 털어냈고, 2탄에서 뇌를 혹사하며 생명 연비를 박살 내는 주범들을 고발했으며, 3탄에서 가짜 활력으로 영혼을 담보 잡히는 어리석음을 통렬하게 해부했다. 그렇다면 마지막 4탄에서는 무엇을 직시해야 하는가. 바로 입으로는 온갖 고고한 척 체를 하거나 남의 훈수를 두면서, 정작 자신의 구질구질한 삶은 개판으로 방치하는 위선과 자기기만에 대한 서늘한 경고다.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제41문】 약을 논할 때 가지와 잎만 말하고 꽃은 따로 논하지 않는 이치
【제41문】 약물을 논할 때 오직 가지와 잎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뿐 꽃에 대해서는 따로 따지지 않으니,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꽃이라는 것은 본래 가지와 잎의 무리에 이미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지와 잎의 작용이 주로 기운을 밖으로 흩어지게 하므로(발산, 發散), 꽃이 지닌 성질 역시 대부분 기운을 흩어지게 하는 작용을 위주로 합니다.
끓어오르는 삶을 진정시키는 두 가지 온도: 달콤함(甘寒)과 쓴맛(苦寒)
현대인들은 늘 뜨겁습니다. 넘치는 정보, 끝없는 경쟁, 억눌린 분노와 스트레스 속에서 우리의 내면은 종종 끓는점을 초과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과도한 열기(熱邪)가 핏속으로 파고들어 통제력을 잃고 제멋대로 날뛰며 밖으로 터져 나오는 현상을 '혈열망행(血熱妄行)'이라 부릅니다. 화가 나서 코피를 쏟거나, 스트레스로 위장이 헐어 피를 토하는 것이 모두 이 끓어오르는 피의 맹목적인 질주 때문입니다. 장정모 교수의 제54강에 등장하는 양혈지혈약(涼血止血藥)들은 바로...
억지로 막지 않고 스스로 멎게 하다: 지혈(止血)이 가르쳐주는 삶의 순리
살다 보면 삶의 에너지가 통제력을 잃고 밖으로 새어 나가는 위기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재물이 새어 나가고, 인연이 흩어지며, 건강과 활력이 빠져나가는 인생의 크고 작은 '출혈(出血)' 앞에서 우리는 종종 당황하여 눈앞의 구멍을 틀어막기에 급급해집니다. 하지만 장정모 교수의 제53강 '지혈약(止血藥)' 강의는 피를 멎게 하는 일(止血)이 단순히 물리적으로 상처를 틀어막는 1차원적인 작업이 아님을 웅변합니다. 한의학에서 출혈을 다스리는 정교한 원리들은,...
폐허에서 건져낸 불씨, ‘정중용덕(正中龍德)’의 새로운 장을 열며
살면서 누구나 상실을 경험하지만, 내게 있어 두 번의 '분서갱유'는 내 연대기의 일부가 도려내지는 것과 같은 뼈아픈 사건이었다. 청춘의 사유를 지탱하던 오천 권의 책이 고물상으로 향했던 첫 번째 상실, 그리고 치열했던 중국 유학 시절의 피와 땀이 서린 책들이 지하실의 습기에 무참히 썩어 들어간 두 번째 상실. 물리적인 책은 그렇게 허망하게 내 곁을 떠났다. 그 참담한 기억을...
에어컨이 병을 부른다? 중의학이 말하는 ‘진짜’ 폭염 극복의 지혜
연일 이어지는 맹렬한 폭염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7월 하순입니다. 현대인들은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 바람을 찾고 얼음장 같은 냉수를 들이켜지만, 정작 속은 차가워지고 겉만 뜨거운 불균형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중의학에서는 여름철의 극심한 더위를 서사(暑邪)라는 병인(病因)으로 봅니다. 서사는 단순히 온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인체의 기(氣)를 소모시키고 진액(음, 陰)을 말려버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기음양상(氣陰兩傷)이라 부르는데, 땀을 너무 많이...
늘 더 나은 곁을 내어드리기 위하여
언제나 이 작은 다실을 찾아주시는 도반님들께,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옮겨 적는 고전의 문장들이 가장 편안하고 단정한 옷을 입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공간은 매 순간 크고 작은 매무새를 가다듬어 오고 있습니다.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 너머에서 글을 마주하는 눈길이 피로하지 않도록, 때로는 이 테마를 두드려보고 저 풍모를 기웃거려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요금제의 문턱을 넘기...
[광야의 소리 022] 거룩한 주식회사가 팔아치운 천국행 VIP 티켓과 갇힌 신(神)
멀쩡한 인간을 죄인으로 전락시킨 '원죄(原罪)'라는 사기극의 종착지는 결국 비즈니스다. 인간의 심연에 지울 수 없는 부채감을 심어놓은 종교 권력은, 이제 그 빚을 탕감해 주겠다며 본격적으로 구원이라는 상품을 팔아치우기 시작한다. 이 기만적인 비즈니스는 세 가지의 폭력적인 교리와 행태를 통해 완벽한 기득권의 성을 구축한다. 사후세계라는 이름의 부동산 투기 그들이 파는 가장 매력적인 상품은 '천국'이다. 그러나 작금의 기독교가 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