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한방 고전이나 『황제내경』 하면 산삼이나 보약 짜 먹는 지루한 건강 상식이나 떠올린다. 고상한 척 점잖 빼는 선비들의 전유물인 줄 알지만, 원전인 『소문·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의 첫 페이지를 펼쳐보면 그 생각이 180도 바뀐다. 황제와 의학 스승 기백이 나누는 대화의 핵심은 다름 아닌 "너희들은 왜 그렇게 젊은 나이에 영력이 다 닳아서 시들어버리냐?"는 팩트 폭행이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장수(長壽)와...
보이지 않는 삶을 다스리려거든, 눈에 보이는 뼈대부터 측량하라
동양의학을 흔히 기(氣)나 음양오행 같은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의 세계로만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쓰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4편 '골도(骨度)'를 펼치면, 이러한 편견은 여지없이 깨집니다. 이 편은 지극히 물리적이고 실증적인 수치들로 가득합니다. 고대의 의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맥(經脈)의 흐름을 논하기 전에, 줄자를 들고 사람의 머리통 둘레를 재고, 팔다리뼈의 길이를 쟀습니다. 뼈대를 세우다: 허상을 좇기 전...
제14편 골도(骨度)
인체의 골격(骨骼)은 길고 짧음과 크고 작음이 각기 다르므로, 경맥(經脈)의 길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반드시 그것에 대해 측량을 진행하여 일반적인 표준을 제정함으로써 실제 운용에 편리하도록 해야 한다. 본 편은 바로 인체 골격 길이에 관한 전론(專論)이므로 《골도(骨度)》로 편명을 삼았다. 본 편은 인체 각 부위 골격의 길고 짧은 척도(尺寸)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경맥의 길이는 골도를 근거로 삼는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밤샘 알바로 망가진 몸, 《황제내경》이 던지는 마지막 경고
몸을 갈아 넣고, 밤을 지새우며 쥐어짜 봐도 통장은 비어 가고 체력은 바닥을 치는 이들이여. 당신은 지금 《황제내경》이 가장 경고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한의학이라 하면 보약을 떠올리고, 고전이라 하면 곰팡이 냄새 나는 옛이야기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것은 커다란 오판이다. 수천 년 전 황제와 명의 기백이 나누었던 대화의 본질은 오직 하나, **'어떻게 하면 이 무자비한 세상에서 병들지...
굳어버린 삶의 밧줄을 푸는 지혜: 내 몸이 보내는 세 가지 구조 요청
동양의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기(氣)'와 '음양(陰陽)'만을 다룬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고전의 절반만 본 것입니다. 수천 년 전 쓰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3편 '경근(經筋)'은 뼈와 관절을 단단히 붙잡고 인체를 움직이게 하는 실체적이고 물리적인 근육과 근막의 네트워크, 즉 우리 몸을 묶고 있는 '밧줄'에 대해 매우 정교하게 논하고 있습니다. 이 정교한 인체 물리학은 오늘날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제13편 경근 (經筋)
십이경근(十二經筋)은 십이경맥(十二經脈)에 부속된 근막(筋膜) 시스템으로, 손발톱에서 기시하여 사지(四肢) 관절에 맺히고 머리와 안면부에서 끝나며 규율 있는 순행 통로를 형성한다. 전신의 운동을 총괄한다. 만약 경근에 병이 있으면 당김(掣引), 동통(疼痛), 쥐가 나는 것(轉筋) 및 십이개월(十二個月)의 비증(痺證)이 발생한다. 편 내에서는 이러한 특징에 근거하여 십이경근의 순행, 병후 및 치료 방법 등의 문제를 토론하였다. 경근은 십이경이 경맥, 경별 외에 가지는 또...
눈에 보이는 몸을 넘어,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기운을 읽는 상공(上工)의 시선
흔히 서양의학은 해부학과 물질을 기반으로 한 과학이고, 동양의학은 기(氣)나 음양오행과 같은 철학적 관념에만 머물러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쓰인 《황제내경》 경수 편을 보면, 고대 동양의 의학자들 역시 지극히 실증적인 해부학적 토대 위에서 인체를 연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신체는 피부와 근육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외부에서 계산하고 측량할 수 있으며... 죽은 후에는 해부(解剖)를...
내 몸 안에는 어떤 강물이 흐르는가? 맞춤 의학의 근본을 묻다
TV에서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다음 날 마트 진열대가 텅 비고,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이 등장하면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몸을 그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춥니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건강법이 모두에게 통할 수 있을까요? 고전은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합니다. 《황제내경》 경수 편은 인체의 12경맥을 대자연에 흐르는 12개의 강물에 비유합니다.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은 깊고 거대한 '바다(海水)'에,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은 잔잔한 '호수(湖水)'에 빗대었습니다. 거대한...
건강을 향한 맹신이 내 몸을 태운다, ‘악화(惡火)’를 경계하라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의료 과잉'의 시대입니다.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독한 약을 삼키고, 건강을 지키겠다며 온갖 영양제와 값비싼 시술을 몸에 쏟아붓습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채워 넣고 외부의 강한 자극을 주어야만 건강해질 수 있다는 강박은 과연 옳은 것일까요? 동양의학의 최고 경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 영추 제12편 경수(經水)는 이러한 현대인의 행태에 서늘한 일침을 가합니다. 기백은 자침(刺針)과 뜸(灸)의 규율을 논하며 다음과...
제12편 경수(經水)
본 편은 《경수(經水)》로 편명(篇名)을 삼았으며, 취상비류(取象比類)의 방법을 사용하여 인체 십이경맥(十二經脈) 기혈(氣血)의 운행이 마치 십이경수(十二經水)가 쉬지 않고 흐르는 것과 같음을 설명하였고, 천인상응(天人相應)의 전체적인 관념을 체현하였다. 자연계의 십이경수에는 크고 작음, 깊고 얕음, 넓고 좁음, 멀고 가까움의 차이가 있으므로 십이경맥에도 깊고 얕음, 길고 짧음, 기혈의 많고 적음의 다름이 있다. 따라서 침구(針灸)를 운용할 때는 반드시 "경맥의 크고 작음, 피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