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사괘는 하나의 원도(圆图)와 하나의 방도(方图)로 배열할 수 있다. 원도는 하늘을 상징하므로 천도(天图)라 부를 수 있고, 방도는 땅을 상징하므로 지도(地图)라 부를 수 있다.
아시다시피, 《주역》은 “우러러는 하늘의 형상을 관찰하고, 굽어는 땅의 이치를 살핀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대우주를 모의(模擬)한 산물이다. 그러므로 육십사괘 자연도 곧 천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것은 원고 인류의 일종의 철학적 관념이다. 오늘날 우리는 하늘이 무한히 크고, 영원히 하늘의 가장자리를 찾을 수 없으며, 땅은 타원형의 구체로서 광막한 우주 속의 하나의 소행성임을 알고 있다. 어떤 《주역》 학자들은 천원지방(天圆地方) 인식이 원고 시대의 과학 기술 수준의 한계 때문에 인류의 인식을 제약한 결과라고 여기지만, 이 말은 절대적으로 틀린 것이다. 생산력과 과학 기술 수준이 비록 당시에는 객관적이지 못했다 할지라도, 복희 시대에 이미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은 사람들의 억측이다. 복희가 팔괘와 육십사괘를 창립하였으니, 현대인의 지혜로도 둥글다는 것에 대한 원만한 설명조차 해낼 수 없다. 게다가 수천 년 동안의 철학자들은 모두 그 깊은 뜻을 탐구하려 했으나 결국 완전히 정확한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므로 국학 대마스터 난회근(南怀瑾) 선생이 비로소 “《주역》은 ‘철학 중의 철학, 학문 중의 학문, 지혜 중의 지혜'”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러한 대해(大學问)를 우리의 조상들은 모두 창조해 내었다. 게다가 이러한 창조는 장기간의 “우러러 관찰하고 굽어 살핌”에서 유래하였는데, 설마 그들이 단지 “천원지방”의 인지(認知)에만 국한되어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날의 원자폭탄, 우주비행선 등 각종 과학 기술 성과를 가지고 도리어 칼질하고 밭 갈던 농경 시대 인류의 지혜가 반드시 낮을 것이라고 추단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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