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문】 화(火)와 열(熱) 두 글자는 거의 구별하기 어렵사옵니다. 그런데 『내경(內經)』에서는 화(火)를 소양(少陽)에 매어 두고 열(熱)을 소음(少陰)에 매어 두었으니, 화를 다스리는 것과 열을 다스릴 때 약을 쓰는 것을 마땅히 어찌 구별해야 하옵니까?
참으로 분별하기 어렵사오나, 예를 들어 여름철 천기(天氣)가 양기를 극도로 내뿜고(항양, 亢陽)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 땀이 비 오듯 주룩주룩 쏟아지면 이것은 열(熱)이니, 곧 하늘의 양(천지양, 天之陽)이옵니다. 또 땔나무나 숯으로 번거롭게 불을 피워 그 기세가 들판을 태울 듯 맹렬하면 이것은 화(火)이니, 곧 땅의 양(지지양, 地之陽)이옵니다.
소음(少陰)인 심장과 신장(심신, 心腎)은 사람의 몸에서 감리(坎離)에 해당하옵니다. 심장이 비록 화(火)에 속하오나 또한 하늘에 해가 떠 있는 것처럼 양기가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지(적양성, 積陽成), 나무에 불이 붙어 밝게 빛나는 화(火)와는 다르옵니다. 그러므로 소음을 화(火)라 부르지 않고 열기(熱氣)라 이름한 것은, 그것이 하늘의 양(天之陽)에 뿌리를 둔 것을 좇아 이름 지은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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