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한 철을 지나다 보면 온몸의 기운이 턱 막히고, 가슴 언저리가 찌르듯 아파오는 심한 가슴앓이를 겪을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생기는 울화, 해소되지 못한 채 웅크린 감정의 응어리들은 내면의 흐름을 방해하고 기어이 삶의 통증(氣滯疼痛)으로 발현됩니다.
장정모 교수의 제48강에 등장하는 개별 행기약(行氣藥)들은 이처럼 깊은 통증을 다스리고 막힌 숨통을 터주는 위대한 구원 투수들입니다. 단순히 아픔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엉킨 매듭을 풀고 스스로 흐르게 만드는 이 약초들의 치유법은 차가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인생의 이치를 전합니다.
1. 침향(沈香): 깊은 상처와 인내가 자아낸 고귀한 자아
한약재 중에서도 비상하게 귀한 대접을 받는 침향(沈香)은 그 탄생의 연원부터가 지극히 철학적입니다. 침향나무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때는 그저 평범한 나무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바람과 폭풍우에 꺾여 깊은 상처를 입고, 그 틈새로 미생물이 침투해 들어오면 나무는 비로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한 정진을 시작합니다.
상처를 감싸 안고 수년,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인내하며 분비해 낸 특수한 수지(樹脂)가 단단하게 굳어진 것, 그것이 바로 물속에 묵직하게 가라앉는 영약인 침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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