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매서운 바깥바람 때문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온기가 식어버려 뼛속까지 얼어붙는 듯한 절망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생명을 지탱하는 근원적인 따뜻함(陽氣)이 모조리 빠져나가 생명이 사그라지려 하는 이 극단적인 위기 상태를 ‘망양증(亡陽證)’이라 부릅니다.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삶의 맥박이 끊어지려 하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 얼어붙은 심장과 신장에 맹렬한 불꽃을 지펴 생명을 끄집어 올리는 단 하나의 구원 투수가 있습니다. 바로 장정모 교수의 제44강에 등장하는 온리약(溫裏藥)의 제왕, ‘부자(附子)’입니다. 옛 의학자들이 “가장 유용하지만, 가장 쓰기 어려운 약”이라 극찬했던 부자의 치유법에는 위기를 돌파하는 묵직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1. 회양구역(回陽救逆): 벼랑 끝에서 생명을 되돌리는 야성(野性)
부자는 맹독을 품은 약초입니다. 하지만 생명력이 바닥을 쳐 다 죽어가는 사람(망양증)에게는 이 맹독의 야성이 오히려 ‘생명을 되돌리고 구원하는(회양구역)’ 유일한 희망이 됩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위로만으로는 결코 뚫고 나올 수 없는 삶의 극한 처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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