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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신좌사(君臣佐使)
여러 가지 약물을 배합하여 이룬 처방(處方)을 방제(方劑)라 부른다. 방제의 구성에는 일정한 법도(法度)가 있으니, 방제(方制)라 부른다. 그러므로 방제는 한 가지 맛의 약물(單味藥物)로 치료하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한 것이다. 그것의 특징은 종합적인 작용을 갖추고, 치료 범위가 비교적 넓으며, 아울러 능히 약물의 독성을 조화롭게 하여 불량한 반응(不良反應)을 감소시키거나 피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방제의 구성은 군(君), 신(臣), 좌(佐), 사(使) 네 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처방에 쓰이는 약은 대다수 네 종류 이상으로 균등히 이 네 항목에 따라 배합(配伍)하며, 설령 네 종류의 약보다 적거나 수십 종에 이르더라도 또한 이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만연하여 기율이 없고(漫無紀律) 방향이 불분명해지니, 옛사람들이 이른바 ‘약은 있으나 처방은 없다(有藥無方)’고 한 바이다.
1. 군(君): 군은 한 처방의 주된 약(主藥)으로, 한 가지 병의 주된 원인(主因)과 주된 증상(主症)을 겨냥하여 능히 주요한 작용을 일으키는 약물이니, 즉 《내경》에서 말한 바 “병을 주로 다스리는 것을 일컬어 군이라 한다(主病之謂君)”는 것이다. 군약(君藥)이 반드시 한 처방에 단지 한 개만 있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맹렬한 약이어야만 능히 군약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주된 것은 구체적인 상황과 필요를 보아 결정하는 것이다. 이동원(李東垣)이 일찍이 말하기를: “가령 풍(風)을 치료할 때는 곧 방풍(防風)을 써서 군으로 삼고, 차가움(寒)을 치료할 때는 곧 부자(附子)를 써서 군으로 삼으며, 습(濕)을 치료할 때는 곧 방기(防己)를 써서 군으로 삼고, 상초(上焦)를 맑게 할 때는 곧 황련(黃連)을 써서 군으로 삼으며, 중초(中焦)를 맑게 할 때는 곧 황금(黃芩)을 써서 군으로 삼는다.”고 하였다. 이를 미루어 유추하건대(依此類推), 설령 성질과 맛(性味)이 비교적 옅고 약한 약물인 상엽, 국화, 진피, 죽여 등일지라도 모두 군약이 될 자격이 있다.
2. 신(臣): 《내경》상에서 말하기를: “군을 보좌하는 것을 일컬어 신이라 한다(佐君之謂臣)”고 하였다. 신은 군약을 협조하고 군약의 효능을 강화하는 약물을 가리키니, 마황탕(麻黃湯) 중의 계지(桂枝)가 곧 마황이 땀을 내어 겉을 푸는 것(發汗解表)을 돕는 것이므로, 그것은 마황탕 중에서 신약(臣藥)이 된다. 신약은 하나의 방제 내에서 단지 한 가지 맛으로만 한정되지 않으며, 한 종류의 군약에 몇 종류의 신약이 있을 수 있고; 만약 한 처방 중에 두 개의 군약이 있다면 또한 비교적 많은 신약을 써서 배합할 수 있다.
3. 좌(佐): 신의 아래를 좌라 칭하니, 좌약(佐藥)은 곧 신약에 근접하는 일종의 배합 약물이다. 신약과 마찬가지로 군약을 협조하는 작용 외에 또한 군약을 협조하여 일부 부차적인 증상(次要症狀)을 해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황탕은 행인(杏仁)을 써서 좌로 삼는데, 그 작용은 곧 폐를 소통시키고 기침을 가라앉혀(宣肺、平咳) 군약을 도와 마황탕증의 부차적인 증상을 해제하는 것이다. 다른 한 방면으로, 가령 군약에 독성이 있거나 혹은 약의 성질이 너무 치우쳤다면(太偏) 또한 좌약을 이용하여 조화롭게 할 수 있다.
4. 사(使): 사(使) 자의 의의로부터 보자면, 사약(使藥)은 한 처방 내에서 비교적 가장 부차적인 약물이다. 《내경》에서 말하기를: “신에 응하는 것을 사로 삼는다(應臣之爲使)”고 하였다. 가히 사약이 신약의 일종의 보조약임을 알 수 있다. 임상에서 일반적으로 사약을 인경약(引經藥)으로 이해하는데, 인경약의 의의는 약력을 이끌어 발병 장소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므로 인약(引藥)이라고도 부르며 속칭 약인자(藥引子)라 한다.
군신좌사 등의 글자 표면상 비록 봉건적 의미가 함유되어 있으나, 그 실질 상으로는 주된 약(主要藥)과 협조하는 약(協助藥)을 대표하는 데 쓰여 방제의 조직 형식을 설명하는 것이다. 수천 년 이래로 중의학은 방제의 배합 방면에서 십분 풍부한 경험을 축적하였으니, 경방(經方)이든 시방(時方)이든 막론하고 모두 이 원칙을 준수하여 제정된 것이다.
여기서 내친김에(順便) “경방(經方)”과 “시방(時方)”의 문제를 이야기해 보자. 중의학이 단미약(單味藥, 한 가지 약)의 사용으로부터 방제로 발전한 것, 이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로 《내경》 안에 벌써 오적골, 여로, 참새알(烏賊骨、茹藘和雀卵)로 구성된 피가 마른 데 쓰는 처방(血枯方), 반하와 좁쌀(半夏和秫米)로 구성된 불면증 처방(失眠方), 택사, 백출, 미무(澤瀉、白朮和麋銜)로 구성된 음주로 인한 풍병 처방(酒風方) 등이 있다. 장중경(張仲景)이 널리 채집하여 방제를 엮어(博采眾方撰述) 《상한론(傷寒論)》과 《금궤요략(金匱要略)》을 저술함에 이르러 방제가 더욱 완비되었다. 후인들이 그 저작을 중시하여 경전(經典)으로 삼고 아울러 그 처방을 경방이라 칭하였으며, 훗날의 방제를 시방이라 불렀다. 우리는 경방의 치료 효과가 긍정적이라 여기지만 시방의 가치 또한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시방의 형성은 역시 중의학 학술이 끊임없이 발전했다는 예증(例證) 중 하나이다. 동일한 이유로 위에서 말한 바 있는 육경변증법(六經辨症法)은 《상한론》을 위주로 하고, 삼초변증법(三焦辨症法)은 《온병조변(溫病條辨)》을 위주로 하니, 하나는 한나라(漢朝)에 있고 하나는 청나라(淸代)에 있어, 모순되어 부딪침(抵觸)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서로 돋보이게 하여 이로움을 더한다(相得益彰). 《온병조변》의 방제는 《상한론》의 기초 위에 또 적지 않은 발휘(發揮)와 보충이 있다. 그러므로 옛것을 오늘에 쓴다(古爲今用)는 목표 아래에서 우리는 마땅히 경방을 중시하고 또한 마땅히 시방을 중시하며 나아가 현대의 유효한 방제도 중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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