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정반대의 해결책을 찾습니다. 불이 나면 물을 붓고, 추우면 난로를 켭니다. 매출이 떨어지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인간관계가 차가워지면 억지로 웃으며 다가갑니다.
수천 년의 동양의학은 이를 ‘정치(正治)’라고 부릅니다. 열(熱)을 차가움(寒)으로 식히고, 허(虛)한 것을 보(補)해주는 정면 돌파의 방식입니다. 일상적인 삶의 위기는 대개 이 바른 처방(正治)만으로도 무난히 해결됩니다. 하지만 운명이 거칠게 요동치고, 비즈니스의 명운이 걸린 거대한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이 ‘상식적인 대처’는 종종 상황을 최악의 파국으로 몰고 갑니다.
진짜 위기는 가짜 현상(假象)의 탈을 쓴다
속은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겉으로는 펄펄 끓는 가짜 열이 오를 때, 열을 내리겠다고 차가운 해열제를 들이부으면 생명의 불씨마저 영영 꺼져버립니다. 이때는 뜨거운 약을 차갑게 식혀서 먹이는 기묘한 우회 전술을 써야 합니다. 한의학은 이처럼 병의 표면적 증상에 순응하는 듯하면서도, 실제로는 뿌리에 숨은 원인을 역으로 타격하는 고도의 전략을 ‘반치(反治)’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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