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이 생리활동(生理活動)을 진행하는 물질적 바탕이다.
기(氣)는 부단히 활동하는, 매우 강한 활력을 가진 정미한 물질이며 혈은 기본상 혈액(血液)을 말하며 진액(津液)은 유기체가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수액(水液)의 총칭이다. 기(氣)·혈(血)·진액(津液)의 상대적 속성에 의하여 그것을 음(陰)과 양(陽)으로 나누는데 기(氣)는 추동(推動)·온후(溫煦)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양(陽)에 속하고 혈(血)·진액(津液)은 모두 액체(液體)상태의 물질로서 유양(濡養)·자윤(滋潤) 등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陰)에 속한다.
기(氣)·혈(血)·진액(津液)은 유기체의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이 생리활동(生理活動)을 진행하는데 수요되는 에너지 원천이며 그것들의 생성과 신진대사는 또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의 정상적인 생리활동(生理活動)에 의존한다. 따라서 기(氣)·혈(血)·진액(津液)과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 사이에는 시종(始終) 상호 밀접한 생리적·병리적 인과관계(因果關係)가 있다.
이밖에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가운데는 또 중의학(中醫學)에서 말하는 “정(精)”이라는 것이 있다. 중의학이론(中醫學理論)에서의 “정(精)”의 기본 함의는 협의적인 함의와 광의적인 함의로 나누는데 협의적인 함의에서의 “정(精)”은 보통 말하는 생식(生殖)의 “정(精)”이고 광의적인 의미에서의 “정(精)”은 기(氣)·혈(血)·진액(津液)과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질을 포함한 모든 정미물질(精微物質)을 말하기 때문에 그것을 “정기(精氣)”라고 한다. 생식(生殖)의 정(精)이 신(腎)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제 3 장 장부(臟腑)에서 이미 논술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중복하지 않는다.
4·1 기(氣)
4·1·1 기(氣)의 기본개념(基本槪念)
기(氣)란 고대에 자연현상에 대한 인간의 어떤 소박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일찍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의 유물론적 철학가들은 벌써 “기(氣)”는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며 우주의 모든 사물은 다 기(氣)의 운동·변화에 의하여 산생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를테면 《주역(周易)·계사(系辭)》에서는 “천지(天地)가 인온(氤氳)하여 만물(萬物)이 화생(化生)했다”고 말했다. 이런 소박한 유물론적 견해가 의학(醫學) 분야에 들어 오게 되어 중의학(中醫學)에서 점차 기(氣)에 대한 기본개념(基本槪念)이 형성되었다.
기(氣)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소문(素問)·보명전형론(寶命全形論)》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은 천지의 기(氣)를 타고 나서 사시(四時)의 법칙에 따라 성장한다.” “천지(天地)의 기(氣)가 합해서 이루어진 것을 인간이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자연의 산물, 즉 “천지(天地)의 기(氣)”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형체(形體)의 구성도 사실상 “기(氣)”를 가장 기본적인 물질적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고로 《의문법률(醫門法律)》에서는 “기(氣)가 모이면 형체(形體)가 이루어지고 기(氣)가 흩어지면 형체(形體)가 없어진다.”고 했다.
기(氣)는 또 사람의 생명활동을 유지해 나가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소문(素問)·육절장상론(六節藏象論)》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늘은 사람에게 오기(五氣)를 주고 땅은 사람에게 오미(五味)를 주었다. 오기(五氣)는 코로 들어가 폐(肺)에 머무르면서 오색을 환히 보게하고 음성을 똑똑히 듣게 하며 오미(五味)는 입으로 들어가 장(腸)·위(胃)에 머무르면서 그 생성물로 오기(五氣)를 기른다. 기(氣)가 화하고 성하면 진액(津液)이 생겨나고 신(神)도 자생(自生)한다.” 사람이 생명활동을 유지하자면 “천지(天地)의 기(氣)”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하여 오장(五臟)의 기(氣)를 길러줌으로써 유기체의 생리활동(生理活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氣)는 인체의 생명활동(生命活動)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기(氣)는 인체를 구성하고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다. 기(氣)가 활력(活力)이 강하고 부단히 운동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인체의 생명활동을 추동·온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의학(中醫學)에서는 기(氣)의 운동·변화를 가지고 인체의 생명활동을 해석한다.
4·1·2 기(氣)의 생성(生成)
인체의 기(氣)의 원천은,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선천적인 정기(精氣), 음식물 가운데의 영양물질(즉 수곡(水谷)의 정기(精氣), 약칭해서 “곡기(谷氣)”), 자연에 존재하는 청기(淸氣)이다. 기(氣)는 폐(肺)·비위(脾胃)·신(腎) 등 장기(臟器)의 생리적 기능의 종합적인 작용을 통하여 이 삼자가 결합되어 생성한다.
선천적 정기(精氣)는 신정기(腎精氣)의 생리적 기능(機能)에 의존해야만 그 선천적 정기(精氣)의 생리적 효과를 충분하게 발휘시킬 수 있고, 수곡(水谷)의 정기(精氣)는 비위(脾胃)의 운동·화합 기능에 의존해야만 음식물에서 섭취하여 생성시킬 수 있고 자연에 존재하는 청기(淸氣)는, 폐(肺)의 호흡기능에 의존해야만 흡수할 수 있다. 기(氣)의 원천 혹은 그 생성의 견지에서 볼 때 그것이 선천적인 천부, 후천에서의 음식 영양, 자연 환경 등 상황과 관련되는 외에 모두 신(腎)·비위(脾胃)·폐(肺)의 생리적 기능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신(腎)·비위(脾胃)·폐(肺) 등의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이고 균형을 이루어야 인체의 기(氣)가 충분하게 되며 반대로 신(腎)·비위(脾胃)·폐(肺)의 생리적 기능의 어느 한 환절에 이상이 생기거나 균형이 실조되면 기(氣)의 생성에 지장을 주거나 기(氣)의 정상적인 효능을 발휘하는데 지장을 주어 기(氣)가 허(虛)한 등 병리적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밖에 기(氣)의 생성과정에서 비위(脾胃)의 운화기능(運化機能)이 특히 중요하다. 그것은, 사람이 출생한 후에는 반드시 음식물의 영양에 의존해서 생명활동(生命活動)을 유지하게 되는데 유기체가 음식물에서 영양을 섭취한 다음에는 또 전적으로 비위(脾胃)의 수납(受納)·운화(運化) 기능에 의존하여야만 음식물을 소화·흡수하여 그 영양물질을 수곡(水谷)의 정기(精氣)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 정기도 수곡의 정기에 의하여 보양되어야 그 생리적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추(靈樞)·영위생회(營衛生會)》에서는 “사람은 곡에서 기(氣)를 얻는다.”고 했고 《영추(靈樞)·오미(五味)》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반날만 곡식을 먹지 않으면 기(氣)가 쇠하고 하루 곡물을 먹지 않으면 기(氣)가 적어진다”고 했다.
4·1·3 기(氣)의 생리기능(生理機能)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로서의 기(氣)는 인체에 대하여 여러가지 중요한 생리적 기능(機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난경(難經)·팔난(八難)》에서는 “기(氣)는 사람에게 있어서 근본으로 된다.”고 했고 장경악(張景岳)의 《류경(類經)·섭생류(攝生類)》에서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은 전적으로 기(氣)의 힘이다.”라고 했다.
기(氣)의 주요한 생리적 기능(機能)은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가 있다.
(1) 추동 작용(推動 作用) 기(氣)는 활력이 대단히 강한 정미(精微) 물질로서 인체의 생장과 발육, 각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의 생리활동(生理活動), 혈(血)의 생성과 운행, 진액(津液)의 생성·수포(輸布)와 배설 등에 대하여 추동작용 및 그 운동을 격활(激活)시키는 작용을 한다. 만일 기(氣)가 허약하거나 기(氣)의 추동(推動)·격활(激活) 작용이 감퇴되면 유기체의 생장과 발육에 지장을 주어 조기 노쇠하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의 생리활동(生理活動)을 감퇴시키거나 혈(血)·진액(津液)이 적게 생성하고 그 운행이 완만해져 혈(血)이 허(虛)하거나 혈액(血液)의 운행이 윤활하지 못하거나 수액(水液)이 정체하는 등 병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2) 온후 작용(溫煦 作用) 《난경(難經)·이십이난(二十二難)》에서는, “기(氣)는 주로 덥혀주는 작용을 한다.”고 했다. 기(氣)는 인체의 열량(카로리)의 원천이다. 인체의 체온은 기(氣)의 온후작용에 의하여 고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도 기(氣)의 온후작용하에서 정상적인 생리활동(生理活動)을 진행하며, 혈(血)·진액(津液) 등 액체(液體)상태의 물질도 기(氣)의 온후작용에 의하여 정상적인 순환운동을 진행한다. 그래서 “혈(血)은 더우면 흐르고 차면 엉킨다”고 했다. 기(氣)의 온후작용이실조되면 찬 것을 싫어하고 더운 것을 좋아하며 사지가 차고 체온이 낮고 혈(血)과 진액(津液)의 운행이 느린 등 한증(寒症)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모종의 원인으로 하여 기(氣)가 엉키어 흩어지지 않고 기(氣)가 쌓여 열로 변하게 되며 따라서 더운 것을 싫어하고 찬 것을 좋아하며, 발열하는 등 열증(熱症)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소문(素問)·자지론(刺志論)》에서는 “기(氣)가 성(盛)하면 덥고 기(氣)가 허(虛)하면 차다.”고 했다.
(3) 방어 작용(防禦 作用) 유기체의 방어작용은 대단히 복잡한데 비록 기(氣)·혈(血)·진액(津液)과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 기관의 다 방면의 종합적 작용을 포괄하지만 두말할 것 없이 기(氣)가 상당히 중요한 작용을 한다. 기(氣)의 방어작용은 주로 전신의 근육 표면을 호위(護衛)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사기(邪氣)의 침입을 방어하는 데 구현된다. 《소문(素問)·평열병론(評熱病論)》에서는 “사기(邪氣)가 들어 오는 것은 틀림없이 기(氣)가 허(虛)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틀림없이 기(氣)가 허(虛)하다”는 것은 기(氣)의 방어작용이 감퇴되어 외부의 사기(邪氣)가 유기체에 침입해서 병증(病症)을 유발한다는 말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氣)의 방어작용이 감퇴되면 병에 대한 전신(全身)의 저항력도 낮아지고 유기체가 쉽게 병에 걸린다.
(4) 고섭 작용(固攝 作用) 기(氣)의 고섭작용(固攝作用)이란 주요하게는 혈(血)·진액(津液) 등 액체물질이 헛되이 유실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작용이다. 구체적 표현은, 혈액을 맥을 따라 순환하게 하고 그것이 맥밖으로 새지 않도록 방지하며, 한액(汗液)·요액(尿液)·타액(唾液)·위액(胃液)·장액(腸液)과 정액(精液)을 고섭(固攝)하여 그 분비량을 통제함으로써 헛되이 유실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다. 기(氣)의 고섭작용(固攝作用)이 감퇴되면 체내의 액체물질이 대량 유실하는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 기(氣)가 혈(血)을 고섭(固攝)하지 못하면 각종 출혈이 초래되고, 기(氣)가 진액(津液)을 고섭(固攝)하지 못하면 자한(自汗)·다뇨(多) 혹은 소변실조·이연(洟涎)·연말(涎沫)구토(嘔吐)·설사활탈(泄瀉滑脫) 등을 초래하고, 기(氣)가 정액(精液)을 고섭(固攝)하지 못하면 유정(遺精)·활정(滑精)·조설(早泄) 등을 초래하게 된다. 기(氣)의 고섭(固攝)작용과 추동작용은 서로 상반되면서 서로 보완하는 두개의 측면이다. 기(氣)는 혈액의 운행과 진액(津液)의 수포(輸布)·배설(排泄)을 추동하는 한편 체내의 액체물질을 고섭(固攝)함으로써 그것이 헛되이 유실되지 않도록 방지한다. 이 두가지 작용이 잘 조화되어 체내 액체물질의 정상적인 운행·분비·배설을 조절하고 통제하는데 이것은 인체의 정상적인 혈액순환과 수액의 대사를 촉진해 나가는 중요한 환절이다.
(5) 기화 작용(氣化 作用) 기화(氣化)란 기(氣)의 운동으로 생기는 각종 변화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精)·기(氣)·혈(血)·진액(津液)들 자체의 신진대사 및 그들 상호간의 전화(轉化)를 말한다. 예를 들어 기(氣)·혈(血)·진액(津液)을 생성시키자면 음식물을 수곡(水谷)의 정기(精氣)로 전화시킨 다음 다시 기(氣)·혈(血)·진액(津液)으로 화생(化生)시켜야 하며 진액(津液)이 신진대사를 거쳐 한액(汗液)과 요액(尿液)으로 전화되며, 음식물이 소화·흡수된 다음 남은 찌꺼기는 조박(糟粕)으로 되는데 이러한 등등이 모두 기화 작용(氣化 作用)의 구체적 표현이다. 기화(氣化) 기능이 실조되는 경우 즉시 기(氣)·혈(血)·진액(津液)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어 각종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병변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기화(氣化) 작용의 과정이 곧 체내 물질의 신진대사 과정이고 물질의 전화나 에너지의 전화 과정이다.
기(氣)의 다섯가지 기능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그것들은 인체의 생명 활동에서 불가결의 요소들로서 서로 밀접히 조화되고 이용된다.
4·1·4 기(氣)의 운동(運動)과 운동형태(運動形態)
인체의 기(氣)는 부단히 운동하고 있는 활력이 대단히 강한 정미물질(精微物質)이다. 기(氣)는 전신의 각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 기관을 유행하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인체의 각종 생리활동을 추동·유발하고 있다.
기(氣)의 운동을 기기(氣機)라고 한다. 기(氣)가 비록 다종다양한 운동형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론적으로 그것을 승(升)·강(降)·출(出)·입(入) 네가지 기본 운동 형태로 귀납할 수 있다.
인체의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 기관은 다 기(氣)의 승(升)·강(降)·출(出)·입(入) 장소이다. 기(氣)의 승강출입 운동은 인체의 생명 활동의 기본으로서, 기(氣)의 승강출입 운동이 일단 중지되면 생명활동의 종말과 사망을 의미한다. 예하면 《소문(素問)·육미지대론(六微旨大論)》에서는 “그래서 출입(出入)이 없으면 신기(神機)가 꺼지고 승강(升降)이 없으면 생장(生長)한 것이 수장(收藏)될 수 없다. 승(升)·강(降)·출(出)·입(入)이 없는 기관(器官)은 없다. 기관은 생화(生化)하는 곳으로서 기관이 분열되면 기(氣)가 갈라지고 생화(生化)도 끝난다.”고 했다.
기의 승강출입 운동은 언제나 각종 생리활동을 추동하고 유발할 뿐 아니라 그것은 장부(臟腑)·경락(經絡) 등 조직기관의 생리적 활동에서만 구체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폐(肺)의 호흡 기능에서 날숨은 출(出)이고 들숨은 입(入)이며 선발(宣發)은 승(升)이고 숙강(肅降)은 강(降)이며 비위(脾胃)와 장(腸)의 소화기능에서 비(脾)가 청(淸)의 승(升)을 주관하고 위(胃)가 탁(濁)의 강(降)을 주관하는 것으로 전반 유기체에서의 음식물에 대한 소화·흡수·수포(輸布)와 배설의 전 과정을 개괄할 수 있으며 유기체에서의 수액의 대사(代謝)는 폐(肺)의 선발과 숙강·비위(脾胃)의 운화와 수포(輸布), 신(腎)의 증등(蒸騰)·기화(氣化)와 청을 흡입하고 탁을 배출하는 것으로 수액 대사(水液 代謝)의 전 과정을 개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기체의 각종 생리 활동은 본질적으로 모두 기(氣)의 승강출입의 구체적 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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