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처방 예시(處方舉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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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학의 처방은 실제로는 이치(理), 법칙(法), 처방(方), 약(藥)의 한 세트 지식을 그 안에 포함하며, 이는 곧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구체적인 표현이다. 중의학 처방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으니, 곧 의안(案)이 있고 처방(方)이 있다는 것이다. 안(案)은 즉 맥안(脈案)이니, 처방할 때는 먼저 맥안을 잘 써놓은 연후에 처방을 세운다(立方). 맥안의 내용은 증(症), 인(因), 맥(脈), 치(治) 네 항목을 포함하며, 맥은 또 사진(四診)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먼저 증상을 서술하고, 다음으로 병의 원인을 서술하며, 다음으로 맥, 혀(舌), 기색(氣色)을 서술하고, 마지막으로 치료 방침을 지적해 낸다. 당연히 이것도 결코 융통성 없이 판에 박힌(刻板) 것은 아니어서, 증과 맥을 먼저 서술하고 다시 인과 치를 서술할 수도 있으며, 혹은 먼저 원인을 제시하고 다시 맥과 증을 서술할 수도 있으니, 단지 대체로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뿐이다. 예를 들어 엽천사(葉天士)가 기침(咳嗽)을 치료한 맥안에: “맥의 오른쪽이 뜨고 빠르며(浮數), 풍온(風溫)이 폐를 범하여 건조함으로 변하니(化燥), 목구멍 사이가 가렵고 기침이 시원하지 않아(不爽), 맵고 달며 서늘하고 촉촉하게 하는 방법(辛甘涼潤法)을 쓴다.”고 하였다. 또: “과로가 쌓였는데(積勞) 다시 풍온을 감수하여, 목구멍이 마르고 열이 나며 기침하고(熱咳), 형체와 맥이 충실하지 못하여(不充), 달고 완만하며 부드러운 처방(甘緩柔方)을 준다.”고 하였다. 또: “혀가 하얗고 기침을 하며, 귀가 붓고(耳脹) 입이 마르니, 이는 건조한 열(燥熱)이 위로 뭉쳐 폐의 기운이 소통되지 않아(不宣) 그리된 것이다. 마땅히 맵고 서늘한 것(辛凉)을 써야 하니 맛을 옅게 함(薄滋味)이 마땅하다.”고 하였다. 또: “맥이 허하고 약하게 오며(虛弱), 오래 기침하고 형체가 마르며 식사량이 줄고 땀이 나며 기운이 짧다(氣短). 오래도록 허한 것이 회복되지 않는 것을 일컬어 손(損)이라 하니, 《내경》을 종지로 삼아(宗): 형체가 부족하면 그 기운을 따뜻하게 기른다(形不足溫養其氣).”고 하였다. 이상에서 든 여러 의안들은, 서술하는 법(敘法)에 있어 증, 인, 맥, 치에 비록 앞뒤의 다름이 있으나 참되게(老實) 써내어 활발하고(活潑潑地) 구속을 받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증, 인, 맥, 치의 범위를 떠나지 않았다.

병증에 대해 전면적인 인식을 가진 연후에 처방을 쓴다. 처방을 쓸 때, 어떤 것이 주약(主藥)이고 어떤 것이 협조하는 것인지 가슴속에 확고한 계획(成竹)이 있어야 한다. 대개 주약을 앞에 쓰고 돕는 약(助藥)을 뒤에 쓰며, 돕는 약 중에도 또 주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이 있어 마찬가지로 순서대로 쓰니, 이것이 곧 군, 신, 좌, 사의 의의를 내포하는 것이다. 과거의 약방문은 모두 세로로(直行) 써서 습관적으로 세 줄(三排)로 나누었으며, 또한 두 줄이나 네 줄인 것도 있어 약의 가짓수(藥味)의 많고 적음을 보아 정했다. 먼저 첫 번째 줄을 쓰고 다시 두 번째, 세 번째 줄을 썼다. 그러므로 한약 처방은 응당 한 줄 한 줄(一排一排) 보아야지, 만약 한 행 한 행(一行一行, 세로 한 줄씩) 본다면 주차(主次)를 분간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는 다수가 가로쓰기(橫寫)로 고쳐 사용하여 예전과 비교해 더욱 분명해졌다.

이에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의 의안 몇 편(數則)을 부록으로 실으니, 탕제, 환제, 산제와 고방(膏方)의 처리를 포함한다. 결코 시범을 보이는 것은 아니며, 애오라지(聊) 참고로 제공할 따름이다.

1. 스스로 호소하기를 간장이 크게 부은 지 이미 1년에 가까우며, 오른쪽 옆구리가 당기고 아픈데(掣痛) 계륵(季肋, 맨 아래 갈비뼈) 부위가 가장 뚜렷하고, 때로는 등 뒤 및 아랫배(少腹)까지 연관되어 당기며, 피로를 쉽게 느끼고 식욕이 부진하며, 본래 생리통의 오래된 병(宿恙)이 있어 생리 기간(經期) 내에 특히 정신이 피곤하고 부족함(困乏)을 느낀다고 하였다. 맥상은 가늘고 팽팽하며(細弦), 혀는 깨끗하고, 대소변(二便)은 정상이다. 옆구리는 간의 분야(分野)가 되고 선인들이 이르기를 오래 아프면 낙맥(絡)으로 들어간다고 하였으니, 즉 기를 펴주고 피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舒氣和血法)을 세운다.

당귀수(當歸須) 1돈 반, 생백작(生白芍) 2돈, 연시호(軟柴胡) 볶은 것(炒) 1돈, 단삼(丹參) 2돈, 도인니(桃仁泥) 1돈 반(싸서 달임), 광울금(廣郁金) 1돈 반, 금령자(金鈴子) 1돈 반, 노노통(路路通) 1돈 반, 귤락(橘絡) 1돈, 침향곡(沉香曲) 1돈 반, 불수(佛手) 8푼.

2. 위통(胃痛)이 매번 빈속일 때(空腹時) 발작하고 음식을 먹으면 즉시 가라앉으며(定), 약간 신물이 넘어오고(泛酸) 찬 것을 먹지 못하며(不能茹冷), 대변이 누렇거나 혹은 검고 형체가 수척하다. 증상은 중기(中氣)가 허하고 차가운 데(虛寒) 속하므로, 황기건중탕(黃芪建中湯) 가감(加減)을 세운다.

자황기(炙黃芪) 3돈, 초계지(炒桂枝) 8푼, 초백작(炒白芍) 1돈 반, 자감초(炙甘草) 1돈, 노피교(驢皮膠) 1돈 반, 포강탄(炮姜炭) 8푼, 홍조(紅棗) 4개, 이당(飴糖) 1냥(두 번으로 나누어 약즙에 타서 복용).

3. 반년 동안 늘 잇몸에서 피가 났고 아울러 팔다리가 연약하고 힘이 없음을 느꼈으며(肢軟乏力), 점차 어지럼증(頭暈), 눈앞이 아찔함(眼花), 귀울림(耳鳴), 심계(心悸), 가슴 두근거림(心慌)이 더해져, 병원 검사를 거쳐 혈상(血象)의 전체 세포가 감소하여 재생불량성빈혈로 진단받았다. 현재 진찰하니 안색이 시들고 누러며(萎黃), 손발에 땀이 많고, 혀의 바탕색(舌質)은 옅고 하얗며, 맥상은 뜨고 크며 빠르다(浮大而數). 노손(勞損)의 뿌리이니, 간과 신장을 따뜻하게 기르는(溫養肝腎) 치료를 세워 명문(命門)에 중점을 둔다.

숙지(熟地) 4돈, 숙부편(熟附片) 2돈, 생황기(生黃芪) 3돈, 녹각교(鹿角膠) 2돈, 산유육(山萸肉) 2돈, 구기자(枸杞子) 3돈, 초백작(炒白芍) 3돈, 동사원(潼沙苑) 3돈, 하모려(煆牡蠣) 5돈, 용안육(龍眼肉) 5돈, 홍조(紅棗) 10개.

4.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설사(泄瀉)가 아직 멎지 않아 하루에 두세 번씩 하며, 장에서 소리가 나나(腸鳴) 배는 아프지 않고, 다만 복부가 풍한(風寒)을 견디지 못하여 조금이라도 서늘한 기운을 느끼면 대변 횟수가 즉시 늘어나고 장에서 나는 소리 또한 심해진다. 맥은 가라앉고 힘이 없으며 오히려 음식은 받아들일(納食) 수 있다. 병이 하초(下焦)에 있으니 마땅히 신장을 데우고 장을 튼튼하게(厚腸) 하며 약간 맑은 양기를 끌어올리는(升淸) 약을 더하여, 환약 처방(丸方)을 세워 오래 복용하도록(久餌) 한다.

숙부편(熟附片) 2냥, 포강탄(炮姜炭) 1냥, 초백출(炒白朮) 2냥, 외익지(煨益智) 2냥, 외육과(煨肉果) 2냥, 가자피(訶子皮) 2냥 반, 운복령(雲茯苓) 3냥, 초산약(炒山藥) 3냥, 외갈근(煨葛根) 1냥.

함께 갈아 고운 가루(細末)로 만들어, 물로 빚어 녹두 크기만 한 환을 만들고, 매번 3돈씩 하루 두 번, 아침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하게 끓인 물로 넘겨 내린다.

5. 폐흡충병(肺吸蟲病)을 앓은 지 이미 2년이 가까워져, 가래를 뱉으면 피가 섞여 나오고 약간 비린내(腥味)를 띠며, 근래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을 못 자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 중의학에는 이 병의 명칭이 없으니 우선 《천금(千金)》, 《외대(外台)》에 실린 폐충증(肺蟲症) 및 시주증(尸疰症) 처방에 근거하여 처방을 세우나, 능히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겠다.

맥동(麥冬) 2냥 반, 사향(麝香) 1분, 황련(黃連) 1냥, 주사(朱砂) 2돈, 웅황(雄黃) 1돈, 천초(川椒) 1냥, 도인(桃仁) 2냥, 달간(獺肝) 2냥.

위의 약을 배합하여 갈아 고운 가루로 만들고, 매번 1돈 반씩 하루 세 번, 아침, 점심, 저녁 식후에 따뜻하게 끓인 물로 넘겨 내린다.

6. 유정(遺精)이 여러 해 되어, 꿈이 있기도 하고 꿈이 없기도 하며, 약을 복용해도 또한 효과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었다. 근래에 발기부전(陽痿)이 더해지고, 팔다리가 연약하고 허리가 시큰거리며, 체중이 감소하고 마음속에 근심과 두려움이 있어 스스로 풀 도리가 없다. 맥상은 가라앉고 가늘며, 겨울에 들어서면서 사지 말단(四末)이 차갑고 시리며, 소변을 자주 보면서 절박하다(窘迫). 음허(陰虛)가 양(陽)에까지 미쳐 하원(下元)이 몹시 모자라지만, 심장의 기운이 겁이 많고 약하여 아래로 신장과 사귀지(下交) 못하는 것 역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이에 겨울철(冬令)의 닫고 갈무리하는(閉藏) 때를 타서, 고방(膏方)을 세워 조양(調養)하고자 한다.

자황기(炙黃芪) 3냥, 야태삼(野台參) 3냥, 산약(山藥) 3냥, 숙지(熟地) 4냥, 산유육(山萸肉) 2냥 반, 제황정(制黃精) 3냥, 당귀신(當歸身) 2냥 반, 초백작(炒白芍) 2냥 반, 제수오(制首烏) 3냥, 동사원(潼沙苑) 3냥, 토사병(菟絲餅) 3냥, 구기자(枸杞子) 3냥, 선령비(仙靈脾) 3냥, 보골지(補骨脂) 3냥, 사상자(蛇床子) 2냥 반, 구자(韭菜子) 2냥, 복분자(覆盆子) 2냥, 금앵자(金櫻子) 3냥, 자구척(炙狗脊) 2냥, 초두충(炒杜仲) 3냥, 북오미(北五味) 1냥, 절창포(節菖蒲) 5돈, 자원지(炙遠志) 2냥 반, 운복신(雲茯神) 3냥, 하용모(煆龍牡, 용골과 모려) 각 3냥, 상련육(湘蓮肉) 8냥, 홍조(紅棗) 8냥.

넉넉한 물(寬水)에 하룻밤 담가, 진하게 세 번 달여 맑은 즙을 걸러 취하고 다음에 가입한다: 구록이선교(龜鹿二仙膠) 8냥을 먼저 묵은 술(陳酒)로 녹이고(烊化), 황구신(黃狗腎) 두 줄기를 먼저 푹 고아 문드러지게(爛) 하며, 빙당(冰糖) 1근을 넣어 휘저어 섞고 졸여서 고를 거둔다(收膏). 매일 오전과 오후 빈속일 때 각각 끓인 물에 한 식기 숟가락(食匙)을 타서 복용하되, 만약 상풍감모(傷風感冒)가 있으면 며칠간 잠시 멈춘다.

처방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의안(醫案)을 많이 보아야 한다. 의안은 중의학의 임상 기록(臨症記錄)이니, 《임증지남(臨症指南)》과 같은 것이 바로 엽천사(葉天士)의 의안이며, 즉 그가 평소에 병을 치료하던 방안이다. 중의학 처방은 단지 약을 쓴 것만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전면적으로 관련 환자의 병을 얻은 원인, 증상, 사진(四診), 치법, 처방과 상세한 분석, 논단(論斷)을 기록해 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론과 실천이 서로 결합된 산물로, 학습에 있어 지극히 큰 도움과 계발 작용을 갖는다. 동시에 한 사람의 견해와 경험은 필경 유한하므로, 또 마땅히 광범위하게 각 가(各家)의 의안을 많이 보아야 한다. 비록 반드시 모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나, 필연적으로 그 특장점(特長)이 있는 부분이 있으니, 우리는 오직 꿀벌이 꿀을 빚듯 온갖 꽃의 정화(百花精華)를 빨아들여야만 비로소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로 인하여 또한 여러 의가의 의안이 의사에게 있어 평생의 훌륭한 스승(良師)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