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종해의 『본초문답(本草問答)』, 새로운 호흡으로 번역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욱산(旭山) 노정용입니다.

일전에 제 블로그를 통해 청나라 말기의 명의 당종해(唐宗海)가 저술한 『본초문답(本草問答)』의 번역 글을 한 편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의학의 심오한 이치와 본초(本草)의 진정한 의미를 독자 여러분께 더욱 온전하고 깊이 있게 전달해 드리고자, 기존의 글을 갈음하고 오늘부터 완전히 새로운 호흡으로 전 편(全篇) 번역 연재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우리가 앞으로 함께 탐구해 나갈 학자 ‘당종해’와 그의 저서 『본초문답』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중서회통(中西匯通)의 선구자, 당종해(唐宗海)

당종해(1846~1897)는 자(字)가 용천(容川)으로, 청나라 말기 서양의학이 거세게 유입되던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걸출한 의학자입니다. 그는 전통 중의학의 뿌리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서양의학의 장점을 편견 없이 수용하여 두 의학을 통합하고자 했던 ‘중서회통학파(中西匯通學派)’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의 또 다른 명저인 『혈증론(血證論)』은 현대 중의학에서도 출혈성 질환을 다루는 데 있어 독보적인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당종해는 생리와 병리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대단히 뛰어났으며, 사물의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고 기화(氣化)의 원리와 음양오행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비범한 안목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약물의 본질을 묻고 답하다, 『본초문답(本草問答)』

보통 ‘본초학(本草學)’ 책이라고 하면 약초의 이름과 효능을 사전처럼 나열한 형태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본초문답』은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하는 독특하고 위대한 저서입니다.

이 책은 당종해가 그의 제자 장기(張驥)와 주고받은 문답(問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왜 이 약초는 이러한 효능을 내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약초가 자라나는 환경, 형태, 색깔, 냄새, 맛 등을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이치와 결합하여 철학적이면서도 생태학적으로 풀어냅니다. 단순히 약의 효능을 무작정 암기하는 것을 넘어, 대자연의 이치가 어떻게 인체 내에서 작용하여 병을 치유하는지 그 근본 원리를 깨우쳐 주는 본초학의 철학서이자 이치서(理致書)라 할 수 있습니다.

번역에 임하는 자세

그동안 수많은 고전을 탐독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은, 고전(古典)의 진정한 가치는 원문을 자의적으로 요약하거나 훼손하지 않을 때 비로소 온전히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본초문답』 연재 역시 저의 확고한 번역 원칙에 따라, 요약이나 자의적 편집 없이 ‘원문 1:1 전체 번역’ 기조를 엄격하게 유지할 것입니다. 당종해가 전하고자 했던 섬세한 사유의 흐름을 한 글자 한 글자 정밀하게 스캔하듯 해독하여 독자 여러분과 나누겠습니다.

자연의 기운을 담은 본초의 경이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이 깊은 여정에, 정중용덕(正중龍德)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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