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문】 인삼은 동남 지방에서는 자라지 않고 북방 지역에서만 생산됩니다. 옛날에는 상당(上黨) 지방에서 생산되었고 지금은 요동이나 고려 지역에서 주로 나는데, 이들은 모두 북방에 속합니다.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이것은 바로 인삼이 생겨나는 근본 원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원리를 깊이 궁구하지 않는다면 인삼의 진짜 약성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 북방은 오행으로 수(水)에 속하고, 주역의 팔괘로는 감괘(坎卦)에 해당합니다. 감괘는 겉(바깥)은 음효이고 속(안)은 양효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삼이 북방에서 생산되는 것은 곧 음(陰) 가운데 있는 양(陽)의 기운을 듬뿍 받았기 때문입니다. 감괘는 물(水)을 상징하며, 하늘의 양기는 모두 물속에서 발생합니다. 서양 사람들이 불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내고, 그 수증기가 차가운 물체에 닿으면 다시 물로 변하는 것을 보면, 물이 기운(氣)의 어머니이며 기운이 물에서 비롯됨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람 몸의 신장과 방광도 수(水)에 속합니다. 물 가운데 머금은 양기가 기운으로 변화하여 위로 올라가 코와 입으로 나오면 호흡하는 기운이 되고, 피부와 털에 충만해지면 겉을 지키는 위기(衛氣)가 됩니다. 이는 오직 신장과 방광이라는 물(水) 속의 양기가 기운으로 변화하여 온몸을 두루 채우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황제내경』에서 “방광은 진액을 모아두는 주도(州都)의 관청이니, 기화(氣化) 작용을 거쳐야만 비로소 소변이 나온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자연의 물속에 포함된 양기가 변화하여 기운이 되고 만물을 가득 채우는 것과 완전히 동일한 이치입니다. 수(水)는 오행에서 북방에 속하고 인삼 역시 북방에서 자라나 물속의 양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 몸의 기화 작용과 서로 완벽히 상합하여 기운을 크게 보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단 인삼만이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일체 모든 약물은 마땅히 그것이 생겨나는 근본 원리를 파악한 뒤에야 비로소 그 고유한 본성을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무릇 북방에서 생산되는 약물 중에 ‘음 속의 양(陰中之陽)’을 띤 약이 있다면, 반대로 남방에서 생산되는 약물 중에는 ‘양 속의 음(陽中之陰)’을 띤 약이 있음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주사(朱砂)가 바로 그 예입니다. 인삼이 물속의 양기라면, 단사(주사의 일종)는 불(火) 속의 음기라 할 수 있습니다. 단사 중에서 진주(辰州) 지방에서 산출되는 것을 진사(辰砂)라고 부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유황과 수은 두 가지를 합해 불로 제련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이를 진사라고 사칭하곤 합니다. 또한 영사(靈砂) 혹은 이기사(二氣砂)라 부르는 것 역시 유황과 수은을 제련하여 만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것들이 감괘를 보충하고 리괘(離卦)를 채워주는 효능이 있다고 말하며, 그 제조법의 기원을 포박자에게 둡니다. 포박자가 단사를 제련해 먹고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 때문에 후세에 신선술이 생겨나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진사와 영사라 불리는 이 두 약물은 모두 유황과 수은을 제련한 것입니다. 수은은 돌 속의 음즙(陰汁)이고, 유황은 돌 속의 양즙(陽汁)입니다. 이 둘을 합하여 불로 제련하면 수은의 음기가 모두 양으로 되돌아가 붉은색으로 변하니, 겉보기엔 진짜 단사의 색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어 음기가 몽땅 양기로 바뀌었기에 결국 음기는 다 사라지고 양기만 남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불로 제련한 탓에 화독(火毒)이 남아 있어, 이것으로 양기를 도와 음기를 몰아낼 수는 있어도 양기를 보태며 음기를 길러줄 수는 없습니다. 영사의 효능이 자연산 단사에 미치지 못하는 까닭은, 단사가 천지의 자연스러운 융합 과정을 거쳐 생성되어 양(陽) 가운데 음(陰)을 온전히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밖으로는 불의 붉은색을 띠면서도 안으로는 물의 음기를 머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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