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문】 약의 성질을 감별할 때, 약물의 형태, 색깔, 기운, 맛(형색기미)을 오행으로 분류하고 장부에 배속하여 온갖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참으로 약리학의 핵심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형태, 색깔, 기운, 맛의 관점만으로는 약의 이치를 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호박이 마른 검불을 끌어당기는 것, 자석이 바늘을 끌어당기는 것, 양기석이 불기운을 만나 날아오르는 것, 뱀이 지네를 무서워하고 지네는 두꺼비를 무서워하며 두꺼비는 다시 뱀을 무서워하는 현상 등입니다. 이처럼 약물끼리 서로 제압하거나 두려워하는 작용은 단순히 약물의 겉모습이나 맛으로만 논할 수 없는데,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이것은 바로 약물의 숨겨진 고유한 성질(약성)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이치입니다. 약물의 겉모습과 기운, 맛을 살피는 것은 그 내면의 성질을 고찰하기 위한 기초 과정일 뿐입니다. 만약 그 본성을 완전히 파악했다면, 형태나 맛의 이치도 이미 그 안에 다 갖추어져 있는 셈입니다. 그러므로 무릇 약물을 감별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고유한 ‘성질’을 감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석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철로 변화하는데, 이는 자석이 철의 어머니(모체)이기 때문입니다. 자석이 바늘을 끌어당기는 것은 같은 종류의 기운끼리 서로를 찾고, 자식이 어머니에게 다가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약성으로 논하자면 돌은 ‘금(金)’에 속하고 철은 ‘수(水)’에 속하므로, 자석은 금과 수의 성질을 함께 얻어 우리 몸의 신장(腎)으로 귀속됩니다. 따라서 자석의 주된 치료 작용은 능히 신장 안에서 폐의 금(金) 기운을 흡수하여 다시 생명의 뿌리인 신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호박은 소나무의 진액(송진)이 땅속으로 들어가 굳어진 것입니다. 소나무는 양(陽)의 나무이고, 그 진액은 양의 즙입니다. 본래 끈적한 성질인데 오래되어 굳어지면서 흡수하고 끌어당기는 성질로 바뀐 것입니다. 진액이 겉으로 굳어지면 그 안의 양기는 내부로 수렴되는데, 이것을 마찰하여 열이 나게 하면 양기가 밖으로 나와 그 바탕이 끈적해지고, 마찰을 멈추어 차갑게 식히면 양기가 다시 안으로 돌아가며 끌어당기는 성질을 띠게 되어 가벼운 티끌을 만나면 달라붙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 몸의 혼(魂)은 양의 기운으로 간장의 혈(血)이라는 음적인 공간에 저장되는데, 호박의 양기가 음적인 덩어리 속에 수렴되어 저장된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박에는 사람의 혼백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입니다.
서양의 화학에서는 “자석과 호박 내부에는 전기를 띠고 있어, 그것이 흡인하는 것은 모두 전기가 흡인력을 일으켜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음전기와 양전기가 있는데, 양전기를 띤 물체가 음전기를 띤 물체를 만나면 즉시 끌어당기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며, 같은 성질의 전기끼리는 서로 밀어낸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이 대단히 세밀해 보입니다. 하지만 호박은 티끌은 끌어당겨도 무거운 철은 잡아당기지 못하며, 자석은 철은 잡아당기지만 가벼운 검불은 끌어당기지 못합니다. 이는 내부에 함유하고 있는 기운의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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