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당(鄕黨)

본래는 한 편의 글이었으나 현재는 27절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편은 공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보여준 용모와 거동을 기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조정이나 종묘 같은 중요한 장소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예(禮)’를 실연해 보이는 것과 같아, 예법 제도가 의례적인 형체로 드러나는 엄격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예제 문화를 고찰하는 데 일정한 문헌적 가치를 지닙니다.

또한, 공자의 평소 의식주와 행동에 담긴 정신적 의도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공자는 주나라의 예(주례)를 회복하는 것이 정치적 이상과 직결된다고 주창했는데, 예의 본질은 의식의 겉모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춘추시대에 주나라의 예가 날로 쇠퇴하고 기존의 등급 질서가 파괴되었을 때, 그 변화의 조짐은 예의 형식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예제 밖의 형식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 사회적 원인입니다.

공자 자신이 빈틈없이 예제를 준수한 행위와 표현 속에서, 그가 예에 대해 가졌던 작용과 기대를 형상적으로 깨달을 수 있으며, ‘극기복례(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라는 주장의 의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에 대한 그의 진실한 희망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편의 마지막 장은 전체 내용과 잘 맞지 않아 읽는 이로 하여금 이해하기 어렵게 하며, 옛사람들의 해석도 엇갈리는 부분이 많습니다. 주희는 이를 “반드시 빠진 글(궐문)이 있을 것이니 억지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라고 보았습니다.

1. 향당과 조정에서의 언행

공자께서는 본래 사시는 시골 마을에 계실 때는 온화하고 공순하여 마치 말씀을 잘 못 하시는 분 같았습니다. 그러나 종묘나 조정에 계실 때는 말씀을 명백하고 유창하게 하시되, 다만 신중을 기하셨습니다.

2. 조정에서의 대화 태도

조정에서 하대부(아래 직급의 관리)와 말씀하실 때는 강직하고 즐거워 보이셨고, 상대부(높은 직급의 관리)와 말씀하실 때는 공경하고 정직해 보이셨습니다. 임금께서 계실 때는 공경스러워하시면서도 행동거지가 딱딱하지 않고 절도에 맞으셨습니다.

3. 빈객을 맞이하는 모습

임금께서 공자에게 빈객을 접대하게 하시면, 안색은 엄숙하게 바꾸시고 발걸음은 절도가 있으셨습니다. 빈객에게 읍(인사)을 하실 때는 좌우의 사람에게 손을 맞잡아 인사하시되 옷자락은 앞뒤로 가지런하여 움직임이 없으셨으며, 빨리 나아가실 때는 마치 새가 날개를 펴듯 하셨습니다. 빈객이 물러간 뒤에는 반드시 임금께 돌아와 “손님이 이미 멀리 가셨습니다”라고 복명하셨습니다.

4. 대궐 문을 들어설 때

공자께서 조정의 대문을 들어가실 때는 몸을 굽혀 공경을 표하셨는데, 마치 문이 작아 몸이 들어갈 수 없는 듯이 하셨습니다. 문 한가운데 서지 않으셨고, 들어가실 때 문지방을 밟지 않으셨습니다. 임금의 자리를 지나실 때는 안색을 엄숙히 하고 발걸음을 조심하셨으며, 말씀은 마치 부족한 듯이 하셨습니다. 옷자락을 잡고 당(堂)에 오르실 때는 몸을 굽히고 숨을 죽여 마치 숨을 쉬지 않는 듯하셨습니다. 당에서 나와 계단을 한 칸 내려오면 안색을 펴고 온화하고 기쁜 표정을 지으셨으며, 계단을 다 내려오면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시는데 마치 새가 날개를 편 듯하셨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셔서는 공경하고 불안한 듯 조심하셨습니다.

5. 규(圭)를 잡았을 때의 모습

규(옥으로 만든 의례용 홀)를 잡으실 때는 몸을 굽혀 마치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듯하셨습니다. 위로는 읍을 하는 듯이, 아래로는 물건을 주는 듯이 잡으셨으며, 안색은 전전긍긍하는 듯하셨고, 발걸음은 보폭을 좁게 하여 조심스럽게 옮기셨습니다. 예물을 올리는 의식에서는 안색이 온화하고 부드러우셨으며, 사적인 만남에서는 더욱 편안하고 기뻐 보이셨습니다.

6. 군자의 옷차림

군자는 짙은 청색(감색)과 붉은색이 섞인 천으로 옷의 가장자리 장식을 하지 않고, 붉은색이나 자주색으로는 평상복을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여름에는 굵은 갈포나 고운 갈포로 만든 홑옷을 입으시되, 외출하실 때는 반드시 겉옷을 걸치셨습니다. 검은색 겉옷에는 검은 양 가죽옷을 받쳐 입고, 흰색 겉옷에는 사슴 가죽옷을, 노란색 겉옷에는 여우 가죽옷을 받쳐 입으셨습니다.

집에서 입는 가죽옷은 길게 하되 오른쪽 소매는 짧게 하여 활동하기 편하게 하셨습니다. 주무실 때는 반드시 이불을 덮으셨는데, 그 길이는 키의 한 배 반이었습니다. 여우 담비 털로 만든 두꺼운 방석을 깔고 앉으셨습니다. 상(喪)을 치른 기간이 지나면 어떤 장식품이든 다 몸에 차셨습니다. 조정에 나갈 때나 제사를 지낼 때 입는 예복(주름 잡힌 옷)이 아니면 반드시 옷의 여분을 재단하여 편하게 하셨습니다. 검은색 양 가죽옷과 검은 모자 차림으로는 조문을 가지 않으셨습니다. 매월 초하루에는 반드시 조복을 갖춰 입고 조정에 나가 임금을 뵈었습니다.

7. 재계(齋戒)할 때

재계(목욕재계)하실 때는 반드시 목욕 가운을 입으시되 천으로 만든 것을 쓰셨습니다. 재계하실 때는 반드시 평소의 음식을 바꾸(술과 마늘 등을 피함)셨고, 거처하시던 침실도 안방에서 사랑채로 옮기셨습니다.

8. 식사 예절

밥은 정백미(흰 쌀)를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가늘게 썬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습니다. 밥이 쉬어서 냄새가 나거나 생선이 상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은 드시지 않았습니다. 빛깔이 나쁜 것도 드시지 않았고, 냄새가 나쁜 것도 드시지 않았습니다. 조리가 잘못된 것(설익은 것 등)은 드시지 않았고, 제철이 아닌 것은 드시지 않았습니다. 자른 모양이 반듯하지 않은 것은 드시지 않았고, 그 음식에 맞는 양념장(소스)이 없으면 드시지 않았습니다.

고기가 많더라도 밥 기운(주식의 양)을 넘게 드시지 않았습니다. 오직 술만은 정해진 양이 없으셨으나 어지러울 정도로 드시지는 않았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술과 육포는 드시지 않았습니다. 식사 때 생강을 물리치지 않으셨으나 많이 드시지는 않았습니다.

9. 제사 음식의 처리

나라의 제사에 참여하여 받은 제사 고기는 밤을 넘기지 않으셨습니다. 집안 제사에 쓴 고기는 3일을 넘기지 않으셨고, 3일이 지나면 드시지 않았습니다.

10. 식사와 잠자리에서의 침묵

식사하실 때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고, 잠자리에 드셔서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11. 경건한 식사 태도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식사 전에는 반드시 고수레(제사)를 하시되, 꼭 재계를 하듯 경건하고 엄숙하게 하셨습니다.

12. 자리에 앉는 법

자리가 반듯하지 않으면 앉지 않으셨습니다.

13. 향음주례(鄕飮酒禮)

마을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들이 나가신 뒤에야 나가셨습니다.

14. 나(儺) 의식

마을 사람들이 나(역귀를 쫓는 의식)를 행할 때는 조복을 입으시고 동쪽 계단에 서 계셨습니다.

15. 안부 묻기

다른 나라에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물으실 때는 두 번 절하고 사신을 보내셨습니다.

16. 약을 받을 때

계강자가 약을 보내오자, 절하고 받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약의 성질을 잘 알지 못하므로 감히 맛보지 못하겠습니다.”

17. 사람을 아끼는 마음

공자의 마구간에 불이 났는데, 조정에서 퇴근하여 돌아오셔서는 “사람이 다쳤느냐?”라고 물으시고, 말(馬)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18. 임금이 주신 음식

임금께서 음식을 내려주시면 반드시 자리를 바로 하고 먼저 맛을 보셨습니다. 임금께서 날고기를 내려주시면 반드시 익혀서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셨습니다. 임금께서 산 짐승을 내려주시면 반드시 잘 기르셨습니다. 임금을 모시고 식사할 때, 임금께서 제사(고수레)를 지내시면 공자께서는 먼저 맛을 보셨습니다(독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임금을 대신해 먼저 먹는 예).

19. 병문안

공자께서 병환이 나셨을 때 임금께서 문병을 오시면,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누우시고 조복을 몸에 덮고 띠를 그 위에 걸쳐 예의를 갖추셨습니다.

20. 임금의 부름

임금께서 부르시면 수레가 채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걸어서 가셨습니다.

21. 태묘에서의 질문

태묘(조상의 사당)에 들어가셔서는 매사를 물으셨습니다.

22. 붕우(친구)에 대한 의리

친구가 죽었는데 돌아갈 곳(장례를 치러줄 친척)이 없으면, “빈소는 내 집에 차려라(장례는 내가 치르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친구가 준 선물은 비록 수레나 말처럼 귀한 것이라도 제사 지낸 고기가 아니면 절하지 않으셨습니다.

23. 편안한 거처

주무실 때는 시체처럼 똑바로 눕지 않으셨고, 평소 집안에 계실 때는 손님을 대하듯 격식을 차리지 않으셨습니다.

24. 사람을 대하는 태도

상복 입은 사람을 보시면 비록 친한 사이라도 반드시 표정을 엄숙하게 바꾸셨습니다. 관을 쓴 사람과 눈먼 사람을 보시면 비록 친한 사이라도 반드시 예의를 갖추셨습니다. 상복 입은 사람을 수레에서 만나면 몸을 숙여 수레 앞 가로대(식)에 손을 짚고 예를 표하셨고, 국가의 지도와 서적을 짊어진 사람을 만나도 몸을 숙여 예를 표하셨습니다. 성대한 잔치에서는 반드시 표정을 바꾸고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면 반드시 태도를 바꾸어 경건히 하셨습니다.

25. 수레에 오를 때

수레에 오르실 때는 반드시 바르게 서서 손잡이 끈을 잡으셨습니다. 수레 안에서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셨고, 말씀을 빠르게 하지 않으셨으며, 손가락질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26. 꿩과 시의적절함

(들판의) 꿩이 사람의 기색을 보고 날아올랐다가 빙빙 돌더니 내려앉았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산 다리 위의 암꿩이여! 때를 아는구나! 때를 아는구나!”라고 하셨습니다. 자로가 꿩을 향해 공경의 뜻(두 손을 모음)을 표하자, 꿩은 날개를 세 번 퍼덕이고 날아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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