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모르겠지만 제 학창시절만 해도 무협소설을 자주 읽었습니다. 무협소설을 즐겨읽는 사람들은 중국고대에 4대 보검이 있다는 것을 알겁니다. 사대보검[ref]춘추전국시대 월나라의 장인인 간장과 그 부인인 막야가 만든 검을 말합니다. 유명한 검이라서 고사성어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순자(荀子)》성악편에는 중국 역대의 명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제나라 환공의 총(蔥),강태공(姜泰公)의 궐(闕) 주문왕의 녹, 초장왕의 홀, 오왕 합려의 간장과 막야, 거궐과 벽려는 모두 옛날의 명검이다. 그러나 명검일지라도 숫돌에 갈지 않는다면 보통의 무딘 칼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명검도 사람의 노력이 없으면 자를 수 없다. 이렇듯 순자 역시 ‘간장막야’를 고대 명검의 하나로 손꼽고 있다. 어떤 일 이든지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공을 들여야만 일이 제대로 성취될 수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다.[/ref]은 간장, 막야, 거궐, 벽려입니다. 거궐은 약간 결함이 있어 완전하지 못한 검입니다. 궐은 “결함”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거궐은 그 검의 예리함과 단단함에 있어서 다른 보검과는 견줄수 없을만큼 뛰어났기 때문에 “천하지존”으로 불리웠습니다.
거궐에 대한 전설중 월왕의 보검이야기가 있습니다. 검이 만들어진지 얼마지나지 않은때에 월왕이 발코니에 서서 왕궁을 살펴보다가 마차한대가 실수로 궁중에서 사육하는 흰사슴을 놀라게 만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월왕은 화가나서 시위가 말릴 겨를도 없이 칼을 빼어들고 한번 휘둘러 마차를 쪼개서 두동강을 내버렸습니다. 그래도 화가 덜풀린 월왕은 철로만든 큰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한뒤 역시 검을 사용해서 그것을 찔러서 철그릇에 큰 구멍을 냈습니다. 명검을 가지고 떡국을 잡은 형국이지요. 월왕은 그것을 보고 크게 기뻐했고 칼에다 거궐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습니다.
우리몸에서 거궐혈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흉골입니다.흉골은 외형으로 보면 하나의 보검처럼 보입니다. 거궐혈은 흉골의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흉골을 이루는 3개의 뼈중 검상돌기의 아래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안쪽으로는 복막과 위쪽으로는 횡격막과 맞대고 있습니다. 이곳은 가슴과 복부과 연관되는 곳입니다. 흉강은 하늘이고, 복강은 땅에 해당된다고 이미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맑은기는 위로 올라가고 탁한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천지의 기가 교환되는 요충지입니다. 게다가 이곳의 지세는 매우 험준합니다. 식도와 동맥과 정맥이 모두 이곳을 지나갑니다. 우리몸의 군주기관인 심장의 궁성을 둘러싸는 아주 귀한 문으로 작용하며 위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지킵니다.
거궐보검과 똑같이 거궐혈의 작용은 그 깊이를 측량할 수가 없습니다. 거궐혈은 심장바깥부분에서 군주의 곁에서 군주를 지키는 호위무사처럼 검을 들고 서있으면서 군주 주변에서 벌어지는 어떠한 위험 즉 반란을 진압하거나 군주를 평안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으로치면 24시간 밀착해서 경호를 펼치는 경호원입니다.
거궐혈의 가장 큰 작용은 구강궤양을 치료하는데 있습니다. 임상에서 구강궤양은 심장의 불기운이 왕성(心火旺盛)할때 만들어집니다. 중의에서 혀는 심장의 묘(苗, 단서)입니다. 심화가 왕성할때에는 반드시 혀와 입속에 반응이 있습니다. 이때가 자연스럽게 거궐혈이 맡은 거대한 사명이 발휘될때입니다. 매일 거궐혈을 3~5분정도 안마하면서 이삼일정도 계속하면 나쁜 화기운이 물러나게 되면서 우리몸은 다시 평안한 상태로 되돌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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