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무척 좋아한다. 아니 좋아한다는 말로는 좀 부족할 것 같고 그렇다고 사랑이라는 표현을 동원하기에는 좀 그렇고. 여하튼 책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사모으는 것도 좋아하고 또 읽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요즘은 책을 깨끗이 보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렸지만 이전에는 책을 보기전에 비누를 손을 깨끗하게 씻고 보았다. 그래서 내가 읽은 책은 서점에서 갖사온 상태를 항상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집에 온 사람들은 책상태만 보고 읽지 않았을것이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개의 경우 산 책은 시간이 좀 걸려서 그렇지 언젠가는 읽는다.
이제까지 구입한 책을 수량으로 따지면 한 오천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이리저리 이사다니면서 많은 책들을 버렸고, 헌책모임을 통해 불하한적도 있고, 지금도 한국에서 내 책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세군데 정도 되는것 같다. 언젠가 한국에 들어가면 다 정리하고 와야 할텐데… 중국에 온 이후로도 아직 세어보진 않았지만 중의학 관련 책으로 사오백권은 사 모은것 같다. 참 이정도 되면 병이라고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책을 빌리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별로가 아니라 거의 절대로 빌리지 않는다. 서점에서 구할수 없을 경우라던지 아주 피치못할 경우에는 어쩔수 없는 경우가 간혹(몇년에 한번 정도랄까) 있긴 하다.
역으로 다른사람이 나에게 책을 빌려달라고 말하면 그때가 가장 곤혹스러울 때다. 거절해야 하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을 찾아서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거절한다. 그것도 안되면 어쩔수 없이 빌려주기는 하지만 나한테 책을 빌려간 사람이 내 인생에 있어 열손가락을 꼽을 만큼 그 수가 적다는 것을 밝혀둔다.
이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혹시 나에게 책을 빌려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제 이 글을 포스팅해 놓았으니 책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글을 읽어보는것으로 책 빌려주는것을 거절하는 핑계로 삼아야겠다.
나의 독서법이라고 제목을 붙여 놓았는데 독서법이라기 보다는 책모으기고 책빌려주는것 거절하기라고 제목을 붙이는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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