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욱산(旭山) 노정용입니다.
이너서클의 문을 열고 숨 가쁘게 달려온 한 주가 저물어갑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침구학의 심오한 원리와 본초의 묵직한 기운을 다루며 다소 팽팽해졌던 지적 긴장감을 오늘만큼은 잠시 내려놓으셨으면 합니다. 금요일 이 시간은 의학의 테두리를 넘어,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삶의 결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채워가려 합니다.
제 연구의 두 축은 인체의 이치를 다루는 《황제내경(黃帝內經)》과 운명의 흐름을 읽어내는 《자평정해(子平正解)》에 맞닿아 있습니다. 흔히 의학(醫學)과 명리학(命理學)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둘은 생명을 다루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합니다. 육체의 어긋난 기운을 바로잡아 병을 막는 것이 의학이라면, 우주와 자연의 기운인 오행(五行)의 생극제화(生剋制化)를 통해 내 삶의 계절을 읽고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이 곧 명리학이기 때문입니다.
명리학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볼 때, 저는 종종 초겨울(亥月)의 매서운 추위와 깊은 물(水) 기운 위에 우직하게 뿌리를 내린 거목(甲木)의 형상을 떠올립니다.
얼어붙은 땅 위에 선 나무가 생명력을 잃지 않으려면, 한겨울에 억지로 잎을 틔우려 발버둥 쳐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결핍된 따뜻한 볕을 끌어들여 얼어붙은 기운을 녹이는 조후(調候)를 맞추고, 다가올 봄을 위해 깊은 뿌리 쪽으로 기운을 단단히 갈무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의 파도와 싸우며 깊은 상처를 입습니다. 하지만 운명을 안다는 것은 내 사주 명조(命造)의 격국(格局)을 이해하고, 다가오는 대운(大運)의 온도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미리 알고 그에 맞춰 유연하게 내면의 옷을 갈아입는 지혜, 이것이 바로 내 삶의 풍파를 막아내는 영혼의 ‘상공치미병(上工治未病)’입니다.
이너서클 회원 여러분, 이번 한 주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내시느라 참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번 주말만큼은 거센 파도와 싸우던 힘을 잠시 빼고, 지금 내 삶의 계절이 어떤 기운을 띠고 있는지 조용히 관조하는 평안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요일 아침, 다시 묵직하고 단단한 《영추(靈樞)》의 지혜를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고 따뜻한 주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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