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편 삼부구후론(三部九候論)

본 편은 주요하게 삼부구후(三部九候)의 진맥 방법(診脈方法)을 토론한다. 삼부(三部)는 진맥하는 부위인 머리(頭), 손(手), 발(足)의 상중하(上中下) 삼부(三部)를 가리킨다. 구후(九候)는 매 부위 중에서 다시 천지인(天地人) 삼후(三候)로 나누어지는 것을 가리키며, 삼부를 종합하면 모두 구후를 얻게 된다. 삼부구후의 맥상(脈象) 분석을 통해 병정(病情)을 파악하고 예후(預後)를 판단하기 때문에 편명을 「삼부구후론」이라 하였다.

진맥을 어찌하여 “삼부구후”로 하는가 하는 것은 고대의 수리 철학(數理哲學)과 관련이 있다. 장경악(張景岳)은 말하기를 “천지가 비록 크고 만물이 비록 많으나, 수(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하였다. 객관 세계에는 수량 관계, 즉 수의 규정성이 존재한다. 고대인들은 일찍이 이러한 현상을 발견하였으며, 나아가 수가 세계 만물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힘이라고 여겨 수에 대한 숭배가 생겨났고, 진일보하여 수리 철학으로 발전하였다. 즉 수리를 세상을 고찰하고 인식하는 기본 틀로 삼은 것이다.

중국 문화의 “중수(重數, 수를 중시함)”는 『주역(周易)』이 대표적이다. 『역전(易傳)』에서는 말하기를 “그 수를 극진히 하여 천하의 상(象)을 정하고”, “수를 극진히 하여 장래를 아는 것을 점(占)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그 후 『관자(管子)』, 『여씨춘추(呂氏春秋)』, 『예기(禮記)·월령(月令)』 등에도 모두 “중수”의 전통이 있다. 마찬가지로 수리 철학 관념은 『내경(內經)』이 세계를 관찰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 맥진(脈診)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삼부구후” 이론이다. 그 근거는 “천지의 지극한 수(數)는 1에서 시작하여 9에서 끝난다. …… 그러므로 사람에게 삼부가 있고 부마다 삼후가 있어, 이로써 삶과 죽음을 결단하고 백병을 처리하며, 허실을 조절하고 사역(邪疾)을 제거한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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